[IS 도하] “마음이 참 아팠다” 9년 전 아픔 기억하는 손흥민, 두 번의 실수는 없다
김희웅 2024. 2. 2. 05:51
2015년 1월 31일. ‘주장’ 손흥민은 9년 전 그날을 여전히 기억한다. 당시 호주를 상대로 석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놓친 손흥민은 이번 맞대결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B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호주는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하고 한국과 마주했다.
아시안컵에서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이후 9년 만의 대결이다. 당시 한국과 호주는 조별리그와 결승에서 격돌했다. 조별리그에서는 한국이 이겼지만, 결승에서는 호주가 웃었다.
당시에도 한국의 핵심 선수였던 손흥민은 호주와 결승전에서 1-1로 따라붙는 동점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졌다. 우승 트로피를 목전에서 놓친 것이다.
그때를 또렷이 기억하는 손흥민은 호주와 8강전을 앞두고 “2015년 이야기를 꺼내긴 그렇지만,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담담히 말했다. 당시 22세였던 손흥민은 호주에 패한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흘러 손흥민은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했다. 주장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손흥민은 에이스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매 순간 헌신적인 자세로 뛰고 있다. 사우디전을 마친 후에는 탈수 증세를 겪을 만치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아시안컵 우승이 그에게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또 한 번 호주를 마주했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른 클린스만호는 불과 이틀 뒤 호주와 싸워야 한다. 반면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가량 더 쉬고 8강전에 임한다. 사실상 한국은 회복 훈련 정도만 하고 호주와 맞서야 하는 것이다.
분명 체력적인 면에서 한국이 열세다. 하지만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호주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스포츠는 항상 이변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우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부터 한발 한발을 어렵사리 뗐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 골을 넣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사우디전은 정점이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사우디전이 한국의 전환점이 되리란 게 손흥민의 바람이다. 그는 “단단하게 뭉칠 계기가 된 것 같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도 “다 잊어버리고 호주전을 준비해야 한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독일 분데스리가·이탈리아 세리에 A·스페인 프리메라리가·프랑스 리그1)에서 뛰는 선수가 없지만, 만만찮은 상대다. 지금껏 한국은 호주와 28차례 맞대결에서 8승 11무 9패를 기록했다. 대체로 무승부가 아니면, 1점 차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맞대결도 떨어지면 곧장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인 만큼, 다소 조심스러운 경기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손흥민이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한국의 4강행을 이끌지 주목된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2015년 호주와 결승전에서 터뜨린 골이 그의 아시안컵 마지막 필드골이다.
도하(카타르)=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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