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출 세계 1위'에도 못 웃었다…싸게 팔던 중국의 자책골

김수민 2024. 2.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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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굴기’에 힘입어 지난해 자동차 수출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에 ‘속빈 강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점점 더 많이 팔고 있지만, 수익은 더 줄어드는 산업 구조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중국 차 수입 장벽을 높이려는 미국·유럽의 견제를 중국 자동차 업계가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출되는 중국산 자동차. AFP=연합뉴스


“판매 늘었지만 수익성은 갸웃”


중국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 하락은 ‘저가 경쟁’ 영향이 크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은 지난 30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자동차 산업의 영업이익률이 5.0%를 기록해 전체 산업 평균 이익률(5.8%)을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2015년에 8.7%까지 올랐던 영업이익률이 해마다 떨어진 것.

뿐만 아니라 중국 금융시장정보업체 퉁화순에 따르면 둥펑자동차, 광저우자동차, 창청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의 모회사 귀속 순이익이 각각 61.95%, 44.0%, 38.79%, 9.8%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가 조사한 20개 기업 중 7개사는 매출이 줄었다.

지난달 21일 블룸버그도 “중국 광둥성 전역에 80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하던 대리점 브랜드(용아오투자그룹)가 파산했다”며 “중국의 승용차 판매는 2017년 2400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정체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제일재경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신에너지차 시장은 대체로 적자인데, 제조사까지 늘면서 ‘가격 전쟁’이 격화된 게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지난해 4분기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지만, 해당 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줄었다. 이 기간 BYD 순이익은 76억~96억위안(약 1조4000억~1조7800억원) 선으로, 3분기(109억위안·약 2조 원)보다 10~30%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1‧2분기) BYD의 영업이익률은 5.28%로. 테슬라(10.5%)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업계에서는 BYD가 연간 30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격 할인 정책을 쏟아낸 영향이 크다는 풀이가 나왔다. 이 회사의 지난해 판매량은 누적 302만4417대로 전년보다 62.3% 증가했다.

박경민 기자


‘전폭적 지원’에 발목…“車산업 다시 미국으로”?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의 ‘퍼붓기식 지원 정책’도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로이터는 지난달 22일 산업정보기술부 차관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과잉 생산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중국 당국이 수년 동안 전기차 등에 ‘불공정 보조금’을 줘왔다면서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실로 확인되면 상계관세를 매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겠다고도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중국 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40%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수입 자동차 기본 관세(2.5%) 외에도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 “자동차 산업을 크고 강력한 중국의 손에 팔아넘기고 있다”면서 더욱 강력한 중국 견제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 ‘가격 경쟁’이 강화되던 흐름에서 중국의 우위는 예고된 일”이라면서도 “각국의 중국 견제 정도에 따라 자동차 기업과 전기차의 위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차가 향후 유럽의 저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발간된 삼정KPMG의 ‘글로벌 자동차 산업동향’ 보고서에서는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 등에 수출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이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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