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정서 학대’ 유죄… 몰래 녹음 증거로 인정

강희청 2024. 2. 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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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사진)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세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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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벌금형 선고유예… 교사측 “항소”
주호민 “특수교사들께 누 안되길”
교원단체 “현실 외면한 판결” 비판
사진=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사진)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주씨는 “특수교사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특수교사 측은 항소키로 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A씨의 일부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정서 학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교사로서 피해 아동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짜증 섞인 태도로 정서적으로 학대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주씨는 A씨가 유죄를 선고받자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자식이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기 바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수교사분들의 사정을 보면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가중된 스트레스가 있었고 특수반도 과밀학급이어서 제도적 미비함이 겹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선) 여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해 아동 측이)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로서 재판부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몰래한 녹음을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1심 판결에 항소 방침을 밝혔다. 이어 “A교사는 이번 선고와 관련해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져준 국민과 경기도교육감, 학부모,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세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주씨 측은 당시 아들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토대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특수교사의 현실과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교육적 목적, 전국 56만 교원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한 판결로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교육 방법이 제한적인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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