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내서 쓰러진 환자…극적으로 살린 여의사 "보람 느껴"
기내에서 쓰러진 환자가 같은 비행기에 탄 대학병원 교수의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한 사연이 이목을 모은다.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은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가 지난달 19일 새벽 뉴욕에서 한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심근경색 환자를 응급 처치하고 이송에 함께해 환자가 무사히 퇴원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환자 A씨는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 극심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승무원들은 즉시 기내 방송을 통해 의사와 간호사를 찾았다.
방송을 들은 천 교수는 바로 A씨에게 다가가 문진과 청진, 혈압 측정 등 응급 진료로 상태를 확인한 후 미국인 의사와 함께 A씨에게 산소와 아스피린, 나이트로글리세린 등을 투여했다.
약물로 인해 증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A씨는 지속적인 흉부 압박감과 호흡 장애를 호소했다. 천 교수는 비행기가 인천에 도착하면 곧바로 이대목동병원 응급실로 이송될 수 있도록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병원에 준비를 부탁했다.
그는 새벽 시간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 구급차를 배치하기가 어렵게 되자 보호자 차량에 환자를 태우고 병원까지 동행하며 환자 곁에서 계속 상태를 확인했다.
A씨는 천 교수의 인계를 받아 병원에서 심장 검사를 진행했고, 심근경색 판정을 받아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에게 긴급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았다.
시술은 성공적이었고, 일주일 동안 심근경색과 폐색전증 치료를 받은 A씨는 무사히 퇴원했다.
그는 시술 후 병원 누리집에 당시 상황을 전하며 “가족과 여행 중이었는데도 기꺼이 병원까지 동행해 주신 천은미 교수님 덕분에 치료를 잘 받고 퇴원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천 교수는 “의사로서 도움을 드려 필수의료진으로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마, 식당 차리게 도와줘요” 아들에 세금 없이 5억 주는 법 | 중앙일보
- 3040이 급격히 늙어간다, 이젠 병상서 환갑 맞을 판 | 중앙일보
- 독수리 사진까지 내건 '비둘쥐' 전쟁…스페인은 불임 사료 뿌렸다 | 중앙일보
- 스님 떠나자 기이한 일…매화 100송이 피던 금둔사 무슨일이 | 중앙일보
- 연기 그만둔 최강희, 환경미화원 됐다…새벽 출동 뒤 "내 체질" | 중앙일보
- 집에 감금하고 "성인방송 찍어"…아내 죽음 내몬 전직 군인 | 중앙일보
- 10조 들이는 '尹케어'…지방 "당장 인건비 급하다" 속도전 호소 [尹정부 필수의료 종합대책] | 중
- '車수출 세계 1위'에도 못 웃었다…싸게 팔던 중국의 자책골 | 중앙일보
- 박근혜 "위안부 합의 들은적 없다? 윤미향 오리발 어이없어" | 중앙일보
- 남편도 "결혼 전 얼굴 못봐"…눈만 드러낸 前총리 아내 14년형 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