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핸드폰 보며 걷기, 스트레스 키운다
지난달 23일자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핸드폰 보면서 걷기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 해롭다’는 기사가 흥미로웠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핸드폰 보면서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스몸비(스마트폰에 빠진 좀비)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 행태를 데이터로 설명한 기사라 반가웠다.
육체적으로 해로운 이유는 짐작 가능하다. 고개를 숙인 채 팔을 흔들지 않고 걷기 때문에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특히 목과 어깨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 근육에 긴장이 반복되면 결림과 두통이 생기고 심하면 목디스크까지 걸린다.
정신적 해악은 흔히 간과하기 쉽지만 역시 심각하다. 사람은 두 가지 이상 행동을 동시에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걷기와 핸드폰 사용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행동이다. 핸드폰을 보면서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운동을 끝내도 몸과 마음이 가뿐하지 않다. 특히 자연 속 걷기는 명상과 힐링 효과가 뛰어난데, 핸드폰을 사용할 경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가장 직접적인 위험은 사고다.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걸을 경우 걷는 속도가 10% 이상 느려지며 똑바로 걷지 못한다. 순간적으로 주변을 인식하지 못하는 깜깜이 상황이 반복되기에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한다. 미국 정부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핸드폰 보며 걷기로 생긴 응급상황이 3만여 건이다. 그중 4분의 1은 집안에서 일어났다.
현실적으로 SNS를 끊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걸으면서 핸드폰 보는 좀비 행태는 당장 끊을 수 있다. 기계는 사람 쓰기에 달렸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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