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스노보더’ 이채운 2관왕 날아올랐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18·수리고)이 하프파이프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이채운은 1일 강원도 횡성의 웰리힐리파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88.50점을 기록, 미국의 알레산드로 발비에리(84.75점), 일본의 야마다 류세이(83.00점)를 2·3위로 밀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채운은 지난달 25일 남자 슬로프스타일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과 팀 이벤트에서 모두 우승한 김현겸(18)에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16세 10개월)을 쓰며 일찌감치 하프파이프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이채운의 기량은 압도적이었다.
예선에서 89.50점을 기록해 전체 1위로 결선에 오른 이채운은 총 세 번의 레이스를 펼쳐 그중 최고 점수로 경쟁한 결선에서 1차시기에 일찌감치 87.25점을 받아 우승을 예약했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어 잠시 중단됐다 시작한 2차시기에는 첫 점프에서 고난도 1440도(4바퀴) 회전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등 압도적인 연기를 펼친 끝에 점수를 88.50점으로 끌어올렸다. 이어진 3차 시기를 마친 뒤엔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함께 경쟁한 선수들과 포옹하며 챔피언다운 여유를 보였다.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이채운은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목표로 삼아 도전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이번 대회 2관왕이 큰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은 ‘스노보드’하면 숀 화이트(미국)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앞으로 이채운이라는 이름부터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똑닮아 ‘보드타는 흥민이’로 불리는 그는 “나 또한 손흥민 선수처럼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아시안컵 경기도 잘 보고 있다. 꼭 (우승팀에 주어지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시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채운은 여자부 최가온(15·세화중)과 더불어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의 국제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린 특급 기대주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빙상에 집중돼 상대적 설움을 받던 한국 설상 종목들은 오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올림픽을 앞두고 금빛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알파인 스노보드의 간판 이상호(29·넥센윈가드)까지 더해 설상 종목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는 3명으로 늘었다.
강릉 하키센터 보조경기장 앞 광장에서 ‘다시 빛나자’라는 주제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지난달 19일 개막 이후 14일간 진행한 청소년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아시아 대륙 최초로 열린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은 6년 전 평창올림픽의 유산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조직위원회는 K팝 댄스, 한국 전통문화 공연, 클래식 음악 이벤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곁들이며 스포츠를 뛰어넘은 체험과 교육의 장으로 대회를 운영해 호평 받았다.
횡성=송지훈 기자, 김효경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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