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문경행…‘도심철도 지하화’도 맞대결

김기정, 김정재 2024. 2. 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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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일 경북 문경시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2명의 소방관을 추모하기 위해 1일 경북 문경 화재 현장을 연달아 찾았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추모 묵념으로 시작했다. 순직한 두 소방관을 거명하며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이런 영웅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지탱된다고 생각한다”며 “두 영웅의 용기와 헌신을 품격 있게 기리고 유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문경으로 향한 한 위원장은 눈시울을 붉힌 채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두 소방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은 취재진 동행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눈물을 흘리고 있던 박 소방사의 어머니 앞에 말없이 무릎 꿇고 앉아 손을 맞잡았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하는 박 소방사 어머니 앞에서 한 위원장은 10분가량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어 만난 김 소방교의 아버지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했고, 한 위원장은 “꼭 그러겠다”고 답했다.

조문 뒤 취재진과 만난 한 위원장은 “두 영웅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유가족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각각 23년, 8년째 동결된 화재진화 수당과 위험수당 인상을 약속했다. “소방관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전국 각지에 신속하게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후 두 소방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비공개 조문에서 이 대표는 순직 소방관의 명복을 빌었고, 유족들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제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침통한 표정으로 “밤낮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소방관의 순직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황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전한 나라뿐 아니라, 소방관도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목이 쉰 채로 눈물을 보인 이 대표는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치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플 때가 나라를 위해 고생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뵙고 명복을 비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날 오후 공개 일정은 당초 4·10 총선 영입인재를 권리당원 앞에 소개하는 행사뿐이었지만, 소방관 순직 소식에 “직접 빈소를 찾아뵙고 위로하고 싶다”며 급하게 일정을 추가했다.

이 대표는 앞서 오전엔 서울 신도림역을 찾아 철도·광역급행철도(GTX)·도시철도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부지에 주거복합 시설을 개발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철도 지하화 공약은 한 위원장이 발표한 총선 4호 공약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경기도 수원을 방문해 “전국 주요 도심의 단절을 초래하는 철도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며 “현실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격차 해소의 상당 부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겨냥한 듯 이 대표는 “원래 집권 세력은 약속보다 실천에 익숙해야 한다”며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지 말고 지금 하라. 저희도 곧바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를 놓고 설 연휴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 잡기 싸움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메타보이스의 김봉신 이사는 “선거 때만 되면 각 당이 대부분 비슷한 개발 공약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곧바로 정당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기정·김정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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