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악플 포화에 죽음까지 생각…김풍 달려와줘 살았다"

박세연 2024. 2.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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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사진=트위치 영상 캡처)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사와의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6개월 만에 트위치 생방송으로 대중 앞에 나서 사건 당시 죽음까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주호민은 1일 오후 9시 자신의 트위치 채널을 통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게 되기까지의 긴 과정과 언론 보도 이후의 괴로웠던 과정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생방송에서 주호민은 보도 직후 쏟아진 악성 댓글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심경을 고백하며 죽음까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엔 어떤 해명을 해도 들어줄 분위기도 아니고, 6페이지짜리 입장문을 내면 60페이지 짜리 욕이 돌아온다. 그래서 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구나,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다 카톡 보내고 이런저런 모든 걸 다 내가 했다고 해라, 나는 죽겠다'라고 말을 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그날 결심을 했다. 그래서 유서를 쓰고 있었다. 번개탄도 샀다. 그런데, 갑자기 풍이형이 생각이 나더라 .한명 한명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풍이형 목소리가 듣고 싶더라. 그래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풍이형 전화를 받고,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진짜 엉엉 울었다. 그러면서, 형 그냥 저 죽으려고요 하면서 엉엉 울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그랬더니 풍이형이 특유의 말투로 '가만있어 나 지금 갈게' 이러면서 형이 달려왔다. 그리고 아내가 내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걸 알고, 교회 목사님을 모셔왔다. 당시 내가 초보 교인이었는데 그날 목사님이 기도를 해주시면서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 눈물이 줄줄 흘렀다. 겨우 덕분에 안정을 찾았고, 풍이형도 와줘서 계속 다독여주고. 너무 감사하다. 풍이형도 너무 고맙고. 풍이형은 계속 전화해주면서 계속 살펴봐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호민의 아들에게 “버릇이 고약하다” “아휴 싫어” “나도 너 싫어”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호민 부부는 지난해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숨겨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판결 직후 주호민은 “자기 자식이 학대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부모로서는 당연히 반갑거나 기쁘지 않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이 사건이 장애아이 부모와 특수교사 간의 어떠한 대립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호민은 “이 사건 특수교사는 혼자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특수반도 과밀학급이어서 제도적으로 미비함이 겹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사건 발생 시에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를 분리하는 방법은 고소밖에 없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고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최근 대법원에서 몰래 녹음한 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 것과 관련해 “장애를 가진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어 녹음 외 어떻게 이런 일을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A씨 측이 유죄 판결에 대해 황당하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교육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판결에 대해 “특수 교육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주호민 부부가)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 증거로 인정돼 교육현장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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