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온 사람들의 용기

임세정 2024. 2. 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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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국제부문에 이어 지난해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가 정보라가 해양 생물을 주제로 한 SF연작소설을 출간했다.

작가의 말에서 정보라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가 모두 살아남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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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정보라 지음
래빗홀, 268쪽, 1만6800원


2022년 부커상 국제부문에 이어 지난해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가 정보라가 해양 생물을 주제로 한 SF연작소설을 출간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작가가 살고 있는 도시 포항과 그의 가족,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긴 자전적 소설집이기도 하다.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인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해고 처분과 장애인의 이동권을 무시한 시설, 작은 나라의 이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21세기 제국주의, 해양 생태계 파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다양한 현안들을 다루면서 소설은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 온 용기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고래’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포항 사람들의 연대를 그렸다. “소금값은 벌써 몇 달 전부터 통제 불가능하게 치솟았다. 평생 먹을 소금을 미리 사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해수는 지구를 순환한다. 바닷물이 오염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는 대목은 지구가 망가지면 해양 생물체뿐만 아니라 인간 역시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주토끼’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라 뉴욕으로 향했을 때 정보라는 맨해튼 공공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길에서 사탕을 팔고 있던 어린 아이를 본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런 일들은 나를 화나게 만들고, 화가 날 때 글을 쓴다”고 말했다. 정보라는 가자지구 학살 반대 성명을 낭독하는 자리에 함께했고, 팔레스타인 내 집단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에도 참여했다.

현실에서 눈을 떼지 않는 정보라는 해양 생물이 출몰하는 소설들을 통해 우리 세계의 모순을 비춰냈다. 외계 존재를 맞닥뜨리는 사건들은 코믹하고 발랄하게 그려졌지만 세상에 대한 분노를 담은 거친 문장들은 정보라의 가진 문제의식과 여러 현안에 목소리를 내 온 자신의 행보를 녹여냈다. 작가의 말에서 정보라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가 모두 살아남는 길”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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