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가을야구!' 외친 롯데 캡틴…"김태형 감독님과 야구 오래 해야죠" [괌 현장]
(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전준우가 2024 시즌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명장'과 오래오래 함께하기 위해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1일(한국시간) 오후부터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2024 시즌 1차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지난 31일 늦은 밤 KE423 항공편을 통해 괌 앤토니오 B. 원 팻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후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눈을 붙인 뒤 곧바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롯데는 이번 괌 1차 스프링캠프에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13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20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7명 등 총 63명이 참가했다. 오는 20일까지 체력 및 기술 훈련 위주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스프링캠프 첫날인 만큼 훈련 분위기는 활기찼다. 주장 전준우는 후배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그라운드를 웃음꽃이 피게 만들었다. 단체 미팅에서는 짧지만 굵게 최선참으로서 메시지도 전했다.
전준우는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님이 오셨으니까 당연히 우리 팀이 잘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김태형 감독님과 오래오래 야구를 하려면 선수들이 잘해서 성적을 내야 한다. 확실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훈련하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2018 시즌 8위, 2019 시즌 10위, 2020 시즌 7위, 2021~2022 시즌 8위, 지난해 7위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낸 나날이 너무나도 길어졌다. 전준우 개인적으로도 2017 시즌 이후 매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롯데는 2023 시즌 종료 후 변화를 택했다. 신임 사령탑 선임 시 초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던 경향에서 탈피해 과감하게 베테랑 지도자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의 선택은 김태형 감독이었다. 지난해 10월 구단 제21대 감독으로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영입했다. 계약 기간 3년, 계약금과 연봉 6억 원 등 총액 24억 원 등 현역 감독 최고 대우를 안겼다.
김태형 감독은 KBO리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 중 한 명이다. 2015 시즌 두산 부임과 동시에 팀을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6, 2019 시즌 통합우승을 비롯해 2021년까지 전무후무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준우는 김태형 감독 선임 직후 "김태형 감독님과 함께 생활했던 적은 없지만 한 번 같이 야구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에 롯데로 오셔서 너무 좋다"며 "김태형 감독님은 강단이 있고 시원시원하신 스타일이라고 들었다. 선수들을 잘 다독여 주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다. 감독님을 믿고 선수들은 잘 따라가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 주장직을 맡길 적임자에 대해 전준우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준우가 2024년 캡틴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전준우는 "감독님이 지난해 구단과 계약하신 뒤 만났을 때 누가 주장을 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셨는데 내가 조금 머뭇거렸다"고 웃은 뒤 "감독님께서 '네가 해라'라고 하셔서 나도 바로 하겠다고 자연스럽게 말씀드렸다"고 돌아봤다.
또 "현재 우리 팀 중간급 선수들 중에는 노진혁도 있고 유강남도 있지만 롯데에 온 지 1년밖에 안 됐다. 아직 적응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감독님께서도 나에게 주장을 하라고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흔쾌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베테랑답게 사령탑이 스프링캠프 첫날 선수단 단체 미팅 때 전한 메시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무거운 바위도 3명이 마음을 모으면 들 수 있지만 한 명이라도 '못 든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며 "어떤 일이라도 한마음으로 뭉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경기를 할 때도 상대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당장 내가 실력이 안 되더라도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준우도 김태형 감독의 마음을 읽었다. 김태형 감독이 올해 가을야구 진출, 2026 시즌까지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목표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전준우는 "매년 내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시는데 감독님께서도 올해는 가을야구가 목표라고 말씀하셨고 3년 내 우승하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선수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이 정말 크다. 감독님은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셨는데 감독님만의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 감독님께서 시즌 때 요소 요소마다 풀어나가시는 부분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준우 개인적으로 올 시즌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역시 건강이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해 롯데가 최대한 많이 승리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태는 것만 신경 쓰고 있다.
전준우는 "매년 해왔던 대로 똑같이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1년을 보낼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다"며 "나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이 잘해야만 팀 성적도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괌,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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