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멘털' 조규성 "비난 여론요? 진짜 신경 안 쓰였어요"
"비난 여론요? 진짜 신경 안 쓰였어요.(웃음)"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규성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안컵 16강전 0-1로 뒤진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비난 여론을 잠재웠다.
10분이 주어진 추가시간 중 마지막 1분여를 남기고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설영우(울산)가 머리로 내준 패스를 껑충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머리로 2골을 성공시키며 해결사 본능을 뽐낸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2-3 패)을 떠올리게 하는 골이었다. 조규성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사우디를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조규성은 승부차기에서도 세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조규성은 사우디전까지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장 많은 '악플' 공격을 받은 선수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탓이다. 그가 쉬운 골 찬스도 몇 차례 놓치자,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조규성은 골 침묵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각종 인터뷰와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은 호주와의 대회 8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조규성은 비난 여론에 대한 속마음을 묻는 말에 "진짜 하나도 신경을 안 쓴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면서 "(비난은) 모든 운동선수가 겪어야 할 숙명이다. 선수라면 주변의 소음을 신경 쓰지 않는 방법, 노하우가 있다. 난 명상도 하고 책도 읽는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동석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감독을 바라보며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는 감독님이 있고, 동료들도 있다"면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건 신경 안 쓴다"고 밝혔다. 호주는 체격이 큰 팀이다. 주전 센터백 2명의 평균 신장이 1m90㎝가 훌쩍 넘는다.
이에 대해 조규성은 "호주라는 팀은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수비도 단단하다"면서도 "우리 팀에는 더 빠르고 날렵한 선수가 많다. 득점력에서 큰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5년 호주 대회 결승에서 호주와 만나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조규성은 "그때는 내가 없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호주전에 대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사우디와 120분 혈투를 펼쳤듯이, 내일 경기도 혈투,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부차기는 매우 어렵다. 많은 감정이 이입되곤 한다. 다음 경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오늘도 승부차기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호주보다 늦게 16강전을 치러 이틀 덜 쉬는 점에 대해서는 "토너먼트는 원래 이렇다. 고통을 이겨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의 8강전은 3일 오전 0시30분알와크라의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도하(카타르)=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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