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거래상 지위 남용 아냐”…쿠팡, 공정위에 승소

김한나 2024. 2.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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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갑질' 의혹을 받은 쿠팡에게 공정거래위원회가 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부장 김대용)는 1일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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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납품업체 갑질’ 의혹을 받은 쿠팡에게 공정거래위원회가 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부장 김대용)는 1일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모두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재판부는 쿠팡이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LG생활건강 등 101개 납품업자에게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하며 갑질을 했다는 공정위 주장에 대해 “원고의 행위가 단순한 제안을 넘어 최소한의 강제성을 가진 행위로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거래 당사자 사이에는 거래 조건에 관해 여러가지 사항을 요청·교섭·협의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거래 내용을 일부 제한하는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상대방의 경영활동에 부당하게 간섭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또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매일유업 등 8개 대기업 납품업체에 대해선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없다고 한 쿠팡 측 주장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규모 유통업자와 납품업자 쌍방이 모두 상당한 사업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라면 어느 쪽의 사업능력이 큰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8개 제조업체들의 납품가격이 너무 높아 매입과 판매를 하면 할수록 손실이 발생한 점은 원고가 제조업체들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가 정책에 따른 마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128개 납품업자에 광고 구매를 요구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광고를 강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공정위 조사는 2019년 6월 쿠팡과 거래하던 LG생활건강이 불공정 행위로 쿠팡을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온라인 플랫폼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납품업체에 ‘갑질’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됐다. 이후 공정위는 2021년 8월 쿠팡이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32억 97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쿠팡은 이날 선고 직후 입장을 내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단은 빠르게 뒤바뀌는 유통시장의 변화를 고려한 판단이라 생각되며, 유통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쿠팡은 지난 1월부터 약 4년 9개월 만에 LG생활건강과 직거래를 재개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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