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한국은 감독이 약점' 지적에 응수…"어떤 도발도 상관없다, 더 말해달라"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더 있으면 말해달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약점이라는 외신 지적에 여유있게 받아쳤다. 그는 "어떤 도발도 상관 없다. 다른 코멘트 있으면 전해달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을 앞두고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1일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부담감을 느끼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너무나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아시안컵에 총 24팀이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16강이 끝나면서 이제 8팀 밖에 남았다. 8강부터는 우승 후보들만 남아 승자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클린스만호가 상대하는 호주는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강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계단(한국 23위, 호주 25위) 밖에 차이나지 않고,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타플레이어는 한국이 더 많지만 일부 축구 전문가들은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는 호주의 승리를 점쳤다. 호주가 지난달 28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 진출한 반면에, 한국은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20분 경기를 치른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16강을 돌파했다.
이처럼 클린스만호는 직전 경기에서 연장전을 가졌는데 호주보다 휴식일도 적어 우려를 샀다.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 먼저 경기를 치렀기에, 휴식일도 2일이나 더 많았다.
휴식일이 짧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휴식일은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일정은 정해져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지고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 분명 준비됐다고 본다"라며 개의치 않았다.
호주전에 대해선 "좋은 팀과 경기하게 됐는데, 호주가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라며 "우리가 사우디와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내일도 긴강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거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한국대표팀 약점이란 지적에도 피하지 않고 정연으로 받아쳤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앞둔 소감은.
내일 경기도 상당히 기대된다. 좋은 팀과 경기하게 됐는데, 호주가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또 우리가 사우디와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내일도 긴강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거 같다. 이제 토너먼트인 만큼 늘 긴장감이 흐르는 거 같지만 좋은 팀을 상대로 하지만 우리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
-호주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고, 봉쇄법으로 무엇을 준비 중인가.
분석을 했지만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들의 장단점이 무엇이지 이 자리에서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우리가 내부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준비하겠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우리가 120분 혈투를 펼쳤듯이 이번 경기도 그런 혈투, 전쟁, 싸움이 될 거 같지만,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이기에 분석한 자료들로 내부적으로 소통을 잘해서 내일 꼭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지난 사우디전에서 많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1골만 넣었다. 호주전 때 이 점을 어떻게 보안할지. 또 호주의 역습이 강한데 이 점도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지난 경기에서 고무적이었던 건 후반과 연장전 때 우리가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옆에 있는 조규성이 득점을 하면서 동점을 이뤘는데 더 많이, 더 빠르게 득점이 나와 경기를 빠르게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골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것 같다.
내일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많은 찬스들을 살리면서 동시에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을 하는 데 집중을 해야 될 것 같다. 호주도 분명히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역습이 상당히 좋은 팀이고, 역습뿐만 아니라 세트피스도 상당히 좋기 때문에 우리가 찬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 역습에 대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다. 수비적으로도 준비를 잘해서 나가야 된다. 호주가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보여준 장점은 이번 대회 전에 치렀던 많은 경기들에서도 보여줬다. 분명 우리도 대비를 했고, 우리도 장점이 있다. 우리 만의 장점이 있고, 우리 선수들 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믿으면서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 같다.
-호주보다 이틀을 덜 쉬고 경기를 한다. 또한 호주 매체가 호주가 한국을 이길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클린스만을 지적했는데.
휴식일은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일정은 정해져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지고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 분명 준비됐다고 본다. 이런 게 토너먼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분명 고통과 아픔이 있겠지만, 이를 이겨내야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다.
나와 선수들이 많이 목 말라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신경 써서 잘 준비하겠다. 다른 코멘트가 있으면 말해달라. 어떠한 도발도 상관없다.
-지난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승부차기 같은 경우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많은 감정이 이입될 수 있고, 감정이 오갈 수 있는데, 훈련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 우린 사우디전 전에 많은 훈련을 통해서 정신적인 면과 집중력을 키웠다. 훈련이 되면 내가 원하는 위치에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겨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어제처럼 우린 훈련장에서 훈련한 대로 하면 상당히 자신감 있게 좋은 결과를 얻을 거 같다. 오늘도 훈련을 해야 한다. 내일 경기에서 우리가 90분 안에 마무리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훈련을 통해 더 잘 준비해야 할 거 같고, 어제만큼은 훈련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거에 대해 상당히 좋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 시절 많은 토너먼트를 뛰었는데, 조규성에게 조언해 준 게 있나.
조규성뿐만 아니라 우리 팀 공격수들한테 늘 조언을 하는 부분은 '지나간 찬스를 생각하지 말아라', '다음 찬스에 집중을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다음 찬스 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마이클 조던도 본인이 링에 넣은 공보다 넣지 못한 공이 더 많다는 얘기를 했다시피, 찬스는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다음 찬스를 기다리면서 얼마나 준비를 하고, 또 다음 찬스에서 얼마나 득점을 연결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거다. 조규성도 사실은 매일매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오늘 같이 이렇게 웃는 얼굴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근데 저도 9원 위치에서 플레이를 했었기 때문에 그런 득점이 얼마나 큰 의미가 되는지 알고 있지만, 지나간 찬스보다 앞으로 다가올 찬스를 살리는 방법, 이를 준비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항상 웃으면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의 감독으로서 부담감을 얼마나 느끼고 있나.
너무나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리다. 이렇게 많은 능력을 갖춘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하고 함께 한 팀에서 일 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영광스럽다. 선수들에게도 늘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가 얼마나 좋은 팀이고, 개개인으로 얼마나 좋은 선수들인지 선수들 스스로도 좀 느꼈으면 좋겠다. 본인들이 그 기량을 개인적으로나 팀으로서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난 대회를 상당히 좋아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 종이 한 장 차이의 승부가 펼쳐질 거고, 지금 8강에 진출한 어느 한 팀도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우리와 호주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좋은 팀이고, 모든 팀들이 다 우승을 할 수 있는 그런 팀들이고 모든 팀들이 우승을 위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느끼고 결승을 치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으면 좋겠다. 우승 트로피를 통해 그동안의 고생과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들에 대한 보답과 행복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나 영광스럽기에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많지 않다. 선수들이 어떻게 보면 다시 오지 않을 이런 순간들을 좀 잘 만들어 냈기에 우리가 좋은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이다. 그저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진=도하 메인미디어센터, 권동환 기자 /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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