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이정후 "마음가짐 이미 실전…부담보다 책임감 있다"

조은혜 기자 2024. 2. 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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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정후의 '새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달 중순부터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미국 출국을 앞둔 소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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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정후의 '새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달 중순부터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야수조 캠프는 현지시간 20일 시작되며, 이정후는 개인 훈련을 하다 이때 전체 팀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항상 팀원들과 출국했는데, 기분이 좀 이상하다"면서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이정후와의 일문일답.

-미국 출국을 앞둔 소감은.

▲이제 좀 실감이 나는 것 같다. 항상 팀원들과 함께 출국했는데 이렇게 오늘 혼자 또 출국하게 됐고, 기자님들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여기까지 나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혼자 또 인터뷰를 하게 돼서 이러니까 조금 실감 난다. 그래서 좀 기분이 좀 이상하다.

-그간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일단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들은 다 했다. 이제 밖에서 할 수 있는 기술 훈련만 남았는데, 따뜻한 데 가서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구단에서도 주변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애리조나로 넘어가서 바로 구단 시설에서 훈련할 생각이다. 그래서 마음가짐은 지금 거의 실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야구만 하면 될 것 같다.

-이르게 미국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있나.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제약이 있다 보니까 밖에서 해야 할 훈련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아직 팀원들도 많이 못 만나봤고 팀 훈련 시설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일찍 가서 먼저 경험해보고 빨리 동선 같은 것도 익히려고 일찍 출발하게 됐다.

-현지 매체들은 매일 호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내가 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좋은 예측 기사가 나오고 있는 건 사실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적응이라고 생각해서 적응을 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을 한다. 적응을 잘해서 꼭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키움 소속으로도 미국에 갔었는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어 가는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이렇게 출국하는 분위기도 좀 다른 것 같고, 모르겠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지금 혼자 나가고, 또 이제 가게 되면 동료들이 없지 않나. 새로운 동료들과 야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려고 노력도 해야 한다. 캠프 시작하면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또 새로운 시설에서 새로운 유니폼 입고 경기를 하고 또 연습을 하게 되면 그때 더 와닿을 것 같다. 지금 출근길에도 정말 많이 좀 기분이 묘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



-출국 전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있나.

▲그냥 몸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하셨다. 어차피 아버지도 연수가 계획돼 있어 아마 같이 집에서 생활할 것 같아 크게 따로 말을 나누거나 그런 건 없었다.

-입단식에서 영어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영어 공부는 더 했나.

▲솔직히 한국에 있을 때 한 번도 안 했다. 1~2시간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에 계속 한국말을 쓰니까 잊어버리더라. 이제 미국 가서는 저번에 미국 나갔을 때처럼 배운 것들을 그날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그런 식으로 공부 잘해서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먼저 간 김하성이 안 봐줄 거라고, 다 잡겠다고 했는데.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봐주면 그건 같은 팀 투수들한테도 예의가 아니고, 또 우리 플레이를 보러 온 팬분들한테도 그건 아니다. 경기할 때는 사적인 감정 다 빼고 정말 선수 대 선수로서 경기하는 거기 때문에, 나 또한 형이 나한테 치는 건 정말 이빨로라도 잡겠다(웃음).

형이랑 캠프지도 같아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서 형한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려고 한다. 형이 워낙 잘 알려주신다. 그리고 또 형이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고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실 일만 남았는데, 아프지 않고 또 항상 하시던 대로 잘 해서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

-김하성에게 다양한 조언을 들었을 것 같은데, 와닿았던 조언이 있다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을 보게 될 거니까 그냥 와서 느껴보라고 했다. 누구의 공은 이렇게 오고, 누구의 공은 이렇게 온다 이런 것보다 '그냥 그냥 와서 느껴봐' 이런 식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빨리 가서 느껴보고 싶다. 근데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들이라고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해 주셔서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

-그런 공을 치는 게 두렵기보다 기대가 된다는 느낌이다.

▲두려울 건 없다. 사실 맞히지만 않는다면(웃음). 맞히면 그건 아플 것 같아서 좀 무서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막상 타석 들어갔을 때는 두려운 것보다는 '이런 공도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 것 같고 또 그 공을 치기 위해서 더 노력할 것 같다.



-목표로 삼는 키워드나 슬로건이 있다면.

▲잘 모르겠다. 아직 해보질 않아서 미국에서 내가 야구를 어느 정도까지 할지도 잘 모르겠다. 일단 처음 가는 거고, 해봐야지 알기 때문에 적응을 최우선적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적응만 잘한다면 그 이후에는 내가 나의 에버리지를 만들어 나가는 거기 때문에 적응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상대해 보고 싶은 투수가 있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 선수가 또 같은 지구로 오게 됐는데, 국가대표 경기에서 만났을 때랑 리그 경기에서 만났을 때랑 또 다른 느낌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어떨까 하고 궁금도 해서 한 번 쳐보고 싶다.

-계약 총액이 1억 달러가 넘는데, 한국 선수가 아니라도 큰 금액이다.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있나.

▲솔직히 책임감은 좀 있는 것 같은데 부담감은 없다. 내가 그렇게 많은 돈을 받고 가서 잘해야 또 뒤에 한국에서 또 (빅리그에) 도전하는 후배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또 좋은 대우를 받고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하성이 형이 잘해서 내가 좋은 대우를 받은 것처럼, 내가 또 잘한다면 앞으로 또 한국 선수들에 대한 그런 기대치나 대우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은 있지만 내가 많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잘해야 된다라는 부담 그런 건 사실 없다.

-집에서 나오기 전 어머니는 어떤 음식을 해주시고, 어떤 얘기를 해줬나.

▲미역국 해주셨고, 소고기 구워주셨다. 그냥 잘하고 오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키움의 김혜성도 미국 진출을 선언했는데, 한 번 만나기로 했다고 들었다.

▲키움 캠프지가 우리랑 가깝고, 또 내가 사는 데랑 키움 숙소도 15분인가밖에 차이가 안 나서 다 우리 집에 놀러 오기로 했다. 혜성이도 (미국 진출) 도전을 한다고 했는데,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같이 선수 생활을 7년 동안 같이 했었는데,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겠지만 혜성이는 성실하고 목표를 설정했을 때 그것만 보고 하는 선수다. 하나의 목표를 설정을 했으니까 분명히 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아버지가 KIA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굳이 막 얘기는 안 하고 있다. 민감한 문제이고, 감히 내가 한 팀의 감독 자리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선수도 아니다. 사실 항상 그렇게 공석이 될 때마다 얘기가 많이 나오시는데, 그럴 때마다 직접적으로 뭔가 연락이 왔다든가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얘기하기가 좀 조심스러운 것 같고, 그 부분은 아버지 인생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거라 생각한다.



-미국에 갔을 때 키움 구단 브이로그를 찍었고, 이번에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도 강의를 했다.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그날 키움 선수들한테 얘기해 주는 건 사실 큰 건 아니었다. 그냥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이라 편했다. 또 마지막으로 인사 한 번 드리려고 했는데 그날 마침 공교롭게 겹쳐서 그렇게 하게 됐다. 브이로그 같은 경우는 원래 비시즌에 한 번 하기로 했었는데 내가 안 하고 있다가 그냥 갑자기 미국 갔을 때 생각이 나서 보여드리면 어떨까 생각해서 간단하게나마 찍게 됐다.

-7년 전 처음 프로 선수로 공항에서 출국했을 때와 지금, 언제가 더 떨리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때가 더 떨렸던 것 같다. 그때는 프로 선수로서의 첫 시작이어서 너무 떨린 것도 있고 긴장도 됐다. 지금은 선배님들도 안 계시고 혼자 있고, 또 나의 꿈을 이루고 가는 거라 떨리는 건 그때가 더 떨렸고 지금은 기대가 더 되는 것 같다.

-처남 고우석 선수 얘기를 하자면.

▲우석이도 잘했으면 좋겠다. 같이 잘해야 되는 입장이다. 우석이는 (같은 팀에) 하성이 형도 있으니까 적응이 더 수월할 거라 생각한다. 부상 업싱, 자기가 꿈꾸던 리그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까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미국에서도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

▲실내에서 한 훈련은 사실 2주 전에 (미국으로) 나갔어도 솔직히 상관없을 정도로 이미 끝난 상태였다. 더 이상 한국에서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서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비자도 발급받아야 하고 해야 되는 일들이 좀 많이 남아서 오늘로 날짜를 잡고 나가게 됐다.

지금 몸 상태는 밖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할 수 있는 상태다. 좋은 시설에서 훈련하다 보면 몸도 더 빨리 올라올 거라 생각한다. 구단에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몸 상태도 좋고, 수술한 부위도 좋다. 실전 감각만 익히면 될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의 감독이 예전 김하성과 함께했던 감독이다.

▲일주일 정도 전에 줌 미팅을 한 번 했다. 감독님, 타격코치님, 전력분석팀과 미팅을 했는데 적응에 모든 걸 다 도와주겠다고 말씀을 하시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한국에서의 그 모습을 보여줄 거니까 우리한테 필요한 게 있으면 부담 없이 얘기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항상 너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빨리 캠프 가서 준비를 잘해서 그 기대에 보답을 해야 할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렇게 많이 나와주신 기자님들, 또 공항까지 나와주신 팬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데 많이 기대해 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꼭 잘해서 한국에서 보였던 모습처럼, 미국에 가서도 그런 모습으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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