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부탁드립니다" 한은 총재가 학계에 던진 다섯 가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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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연구를 부탁드립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립금리 추정, 포워드 가이던스 발전방향 설정 등 바람직한 통화정책 운용을 위한 과제를 풀기 위해 학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등 대내 요인 때문에 중립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개방경제에서 대내외 요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때 중립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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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연구를 부탁드립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립금리 추정, 포워드 가이던스 발전방향 설정 등 바람직한 통화정책 운용을 위한 과제를 풀기 위해 학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1일 서울대에서 열린 '202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한 이 총재는 만찬사를 통해 "지난 2년간 한은 총재로서 당면했던 통화정책 관련 이슈들 가운데, 학계와 한은이 함께 답을 찾아줬으면 하는 다섯 가지 주제가 있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 임기 하반기에 들어선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임기 상반기에는 인플레이션 등 일반적인 이슈에 대응하는 데 바쁘다가, 이제는 내부 인사마저 끝난 만큼 시기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상황"이라며 "여러 금융 상황이 변화는 환경에서 연구할 필요성이 있는 주제들에 대한 숙제를 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의 질문은 주로 중앙은행의 바람직한 역할과 정책수단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는 먼저 본인이 처음 시도한 '한국형 점도표'의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를 주문했다. 그는 "올 하반기부터는 반기가 아니라 분기별 주요 경제 전망치를 발표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더 발전시키는 게 바람직한지, 또 그렇다면 어느 정도 시계(horizon)까지 확장해서 발표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현재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점도표 도입 후 1년 반 정도 지난 시점이라, 그 결과에 대한 실증 분석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리라는 판단이다.
중앙은행으로서 금융중개지원 대출(금중대)을 활용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 연구해 달라고도 언급했다. 한은은 현재 30조원 규모의 금중대를 운영 중인데, 이는 중앙은행이 아닌 재정당국의 영역이라는 비판에 부딪힌 바 있다.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져 제로금리 하한에 직면할 경우 금중대는 금리정책을 더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중앙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로금리 상황에서 금중대가 중앙은행의 정책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는지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대출제도 개선 방법에 관한 고민도 드러냈다. 비은행금융기관을 자금조정대출의 대상기관으로 포함하기 위해 감독·조사 측면에서 정부와 어떻게 공조해야 하는지, 금융기관들이 낙인효과를 우려하지 않고 대출채권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등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단기자금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최적의 공개시장운영 방식은 무엇인지, 공개시장 운영 시 통화안정증권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지도 물었다. 최근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의 유효성을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 기관에 자산운용사를 포함하기로 한 바 있다.
중립금리 추정에 대한 학계의 연구도 요구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하지 않을 잠재성장률 수준의 금리로, 통화정책 기조 판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해 미국 경제학계를 중심으로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바 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등 대내 요인 때문에 중립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개방경제에서 대내외 요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때 중립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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