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우리 아이 죽인다" 美 상원 질타에 저커버그 "죄송하다"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마크 저커버그(오른쪽)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동 성착취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상원은 아동 성착취와 관련해 페이스북과 틱톡, 엑스(옛 트위터),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SNS) 기업의 수장들을 불러 질타했다.

로이터통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의원들은 31일(현지시간)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쇼우지 츄 틱톡 CEO, 린다 야카리노 엑스(옛 트위터) CEO, 이반 스피겔 스냅챗 CEO 등에게 아동 성학대와 관련해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이에 CEO 중 몇몇은 피해자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날 조쉬 하울리,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 등은 CEO들을 향해 “당신들 손에 피가 묻어있다”며 “당신들이 운영하는 SNS에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피해자 부모들에게 사과해라”라고 성토했다. 이날 상원 의원들은 자신들 역시 부모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CEO들이 게시물 수위 조절에 실패해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됐다고 주장했다.

청문회 의장을 맡은 딕 더빈 민주당 의원은 국립 실종·착취 아동 센터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SNS를 이용한 성범죄가 급증했다며 성범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음란 사진이나 동영상을 SNS에 올리도록 유도하고 이를 이용해 협박·성폭행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들은 피해자가 SNS상에 올린 사진과 영상 등을 캡처해 협박한 뒤 실제로 만나 성폭행도 저질렀다”며 “이러한 충격적인 아동 성착취의 증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EO들 중 가장 많은 질타를 받은 저커버그 CEO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안전과 보안에 50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우리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다 막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들을 향해 “피해자 가족들이 겪게 된 모든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 여러분이 겪은 고통은 일어나선 안될 일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