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때아닌 최불암 열풍?..."F.A.H~" [마켓플러스]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 업권 구분없이 금융주(Financial) 랠리
정부가 연일 증시 부양 의지를 불태우고 있죠. 오늘은 최상목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주주 가치 제고, 시장 질서 확립, 수요 확충 등 세 가지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으로 내놨습니다. 2월 안에 구체적인 기업 밸류 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증시는 무더기 신고가로 화답했습니다. 절반이 KB금융과 삼성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등 금융업종이었는데, 코스피 상승분 3분의 1을 금융업이 해냈습니다.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 역시 9% 급등했습니다. 어제 자사주 3,000억 원을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지난해의 2배가 넘는 금액이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일각에서는 금융주를 향한 쏠림 현상에 대한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기관들은 오늘 코스닥은 팔고, 코스피는 사들였는데요. 금융주 순매수액이 전체 코스피 매수 금액의 배에 달합니다. 정부가 내놓을 '기업 밸류 업' 프로그램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기 테마주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동차株(Auto) 부릉부릉~
자동차주를 향한 관심도 높은 하루였습니다. 현대차가 7% 가까이 올랐고, 기아 역시 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가가 급등한 현대차는 어제 기아에게 역던당했던 시가총액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자동차주 뿐 아니라 부품주들도 강세였는데요. 코스닥의 성우하이텍이 대표적입니다. 성우하이텍은 현대와 기아, 한국GM과 거래하는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인데요. 오늘 거래에서 13% 오르며 코스닥150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개인과 기관의 쌍끌이 덕분으로 풀이됩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4년 1월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쪼그라들며 시장 상황이 나빠졌지만 우리 수출 전선은 이상 없음이 확인된 겁니다. 자동차 주가뿐 아니라 관련 부품주의 추이 역시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지주사(Holding Company)면 모두가 Happy
기관의 매수 공세는 지주사로도 이어졌는데요. SK, 삼성물산, LG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습니다. 지주회사 열에 아홉은 PBR이 1에 못 미치는 점이 투심에 불을 지핀 것으로 파악됩니다.
증권 업계는 지주회사들이 주식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거라고 예상합니다.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 특성상 자사주 매입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죠. 더불어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지게 되는데,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자사주 매입이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LG그룹이 신탁계약을 통해 연내 5천억 원, SK스퀘어 역시 3월 말까지 2천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입니다.
주주에게도, 오너에게도 이득이 될 거란 계산인데, 이는 지주사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는 삼성물산과 SK가 7% 넘게 올랐고요. 삼성물산은 1조 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죠. 코스피200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에선 대웅과 한화, 한국앤컴퍼니 등이 최고 10% 넘게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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