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이재명도 눈물…소방관 유족 "제발 안전한 나라를" 통곡

김기정, 김정재, 김하나 2024. 2. 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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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2명의 소방관을 추모하기 위해 1일 경북 문경 화재 현장을 연달아 찾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경 화재 진화중 순직한 소방관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비대위회의를 추모 묵념으로 시작했다. 그는 순직한 두 소방관의 이름을 거명하며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이런 영웅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지탱된다고 생각한다”며 “두 영웅의 용기와 헌신을 품격있게 기리고 유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 뒤 예정된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문경 화재 현장으로 떠났다.

오후 1시 40분쯤 문경 화재 현장을 둘러보며 눈시울을 붉힌 한 위원장은 곧이어 두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은 취재진 동행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빈소 옆 별실에 마련된 방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박 소방사의 어머니 앞에 말없이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맞잡았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하는 박 소방사 어머니 앞에서 한 위원장은 10분가량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유족이 쉴 수 있게 자리를 좀 비켜드리자”는 일행의 권유에 한 위원장은 자리를 떴다. 이어 만난 김 소방교의 아버지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했고, 한 위원장은 “꼭 그러겠다”고 답했다.

조문 뒤 취재진과 만난 한 위원장은 “두 영웅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유가족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각각 23년, 8년째 동결된 화재진화 수당과 위험수당 인상을 약속했다. 그는 “소방관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전국 각지에 신속하게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후 두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비공개 조문에서 이 대표는 순직 소방관의 명복을 빌었고, 유족들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제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침통한 표정으로 “밤낮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애쓰시는 소방관분의 순직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황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전한 나라뿐만 아니라, 소방관도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소방관 근무 환경이나 안전 장구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목이 쉰 채로 눈물을 보이며 나온 이 대표는 발언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치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플 때가 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뵙고 명복을 비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대원 2명의 빈소가 마련된 경북 문경시 산양면 문경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안에 머물다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민주당 ‘사람과 미래’ 토크콘서트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4ㆍ10 총선 영입 인재를 권리당원 앞에 소개하는 행사다. 하지만 소방관 순직 소식을 들은 이 대표가 “직접 빈소를 찾아뵙고 위로하고 싶다”고 해 급하게 일정 변경이 이뤄졌다.


저출생 이어 철도 지하화까지, 여야 정책 맞대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1호선 역사에서 철도 도심구간 지하화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엔 서울 신도림역을 찾아 철도ㆍ광역급행철도(GTX)ㆍ도시철도의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부지에 용적률ㆍ건폐율 특례를 적용해 주거복합 시설을 개발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철도 지하화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체계적으로 경비 문제도 해결되고 정책적으로도 가능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철도ㆍ역사 지하화를 추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철도 지하화 공약은 전날 한 위원장이 발표한 국민의힘 총선 4호 공약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경기 수원을 방문해 “전국 주요 도심 단절을 초래하는 철도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며 “현실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격차 해소의 상당 부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겨냥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원래 집권 세력은 약속보다 실천에 익숙해야 한다”며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지 말고 지금 하라. 저희도 곧바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시 천천동보도육교에서 지역 주민과 동행하며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여야가 앞다퉈 똑같은 개발 공약을 내놓는 건 설 연휴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 잡기 싸움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메타보이스의 김봉신 이사는 “선거 때만 되면 각 당이 대부분 비슷한 개발 공약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개발 공약이 곧바로 정당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기정·김정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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