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이기면 US스틸 日매각 즉시, 무조건 막을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대표 철강기업인 US스틸의 일본 매각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전미 운송노조(팀스터즈)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일본의 US스틸 인수를) 즉시,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철강 산업을 구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US스틸이 일본에 팔리고 있다.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명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조강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122년 역사의 US스틸은 한때 세계 시가총액 1위까지 오르는 등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기업이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일본, 독일 등 외국 기업에 밀리면서 기업가치가 줄었고 오늘날 결국 매각되는 처지에 놓였다.
미 철강노조와 일부 정치인들은 철강산업 기반 약화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매각에 반대해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수 승인에 앞서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토 과정에서 미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승인 여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결과는 올해 11월 대선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대선에서 ‘리턴 매치’가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 지역에 포진한 ‘블루칼라’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제조업 쇠락을 상징하는 소위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들은 당초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바이든 대통령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을 직접 찾는 등 노동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치면서 이들 지역이 이번 대선의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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