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현역병 면제 최다 사유 '정신과'…우울증 비율 4분의1→3분의1 늘어
병무청이 1일부터 2024년도 병역판정검사(신검)에 착수한 가운데 최근 현역병 면제 판정 사유 중 정신 건강 문제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역판정검사는 19세가 되는 병역 의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체·심리검사로, 올해 대상은 2005년 및 이전 출생자다.
병무청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최근 5년 간 전체 신검 대상자는 2019년 32만 3763명에서 지난해 23만 8604명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도 약 22만 명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모수’가 줄어드는 만큼 현역병(1~3급)에서 제외되는 4급(보충역)·5급(전시근로역) 판정도 2019년 4만 9042명에서 2023년 3만 142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정신 건강 문제로 현역 면제 판정을 받는 이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4급 이상 판정 사유를 진단 과목별로 분류했을 때, 정신건강의학과는 1만 600명으로 1위였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과거 대표적인 현역 면제 사유였던 고도 비만, 저체중 등 ‘신장 체중’(8843명) 사유를 압도하는 수치다. 군 입대가 어려울 정도의 ‘마음의 병’을 안고 있는 청년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4·5급 판정을 받은 이들만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이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지난해 4·5급 판정자 중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고 판정된 이들은 5914명이었는데, 이중 34.6%(2047명)이 우울증으로 판명됐다. 2019년 24.2%(6801명 중 1645명)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었다.
단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병역 면제(6급)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13명, 2022년엔 19명에 그쳤다. 병무청은 병역 기피자를 식별하기 위해 모호한 사례는 중앙병역판정검사소로 이관해 전문의 2명의 소견을 받도록 하고 있다.
1차적으로 인성검사(271문항)와 인지능력검사(89문항)으로 된 심리 검사를 통해 우울·대인의심, 반사회, 자살 위험, 가해 경험 등을 판별하고,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 정밀 진단을 거친다. 2차 심리검사·정밀심리검사를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검사까지 4단계의 확인 절차를 밟게 된다.
병무청은 최근 들어 우울증에 이어 게임 중독 여부도 면밀히 판별하고 있다. 부대 내에서 장병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점차 허용하면서 게임 중독으로 인한 충동성과 폭력성, 사회성 결여 같은 잠재적 위험 요인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2024년도 병역판정검사는 오는 12월 6일까지 실시된다. 올해 하반기부턴 병역 의무자 전원에게 신체 검사에서 마약 검사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신검에선 혈액‧소변검사, 신장‧체중 측정, 혈압 및 시력검사 등과 과목별 질환에 대해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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