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언 보험개발원장 "저출산·고령화로 보험산업 위기…新시장 개척해야"

최동현 2024. 2. 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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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1일 신년기자간담회 개최
보험산업 관련 플랫폼 구축
MZ세대 적합한 보험상품 등 개발

"한국에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북한보다 저출산일 정도로 보험업계도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이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아일렉스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의 보험산업 성장을 이끈 전통적 사업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8.4%(950만명)로 2025년이면 이 비중이 20.6%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203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아일렉스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뉴 비즈니스, 뉴 플랫폼, 뉴 웨어(where)'에 방점을 찍고 보험산업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기획·결합·상품화 기능을 통합 추진하는 '데이터신성장실'을 신설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시할 방침이다.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정보와 타 기관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잠재고객의 특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상품개발·고객관리·채널분석'의 신성장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기술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형도 제시할 예정이다. 허 원장은 "보험산업이 보험상품 판매자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며 "고령화·간병 등 우리사회 고질적인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서비스 제공자로 확장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형 자동차보험 상품개발을 위해 차량·운전자별 특성을 반영한 요율체계 개편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 자율주행기술 등 신규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운전자 특성과 차량 특성을 반영하고 사고위험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 원장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보험사가 가정 내 가전제품에 무료로 보안카메라를 설치해주고 보험을 할인해 팔기도 한다"며 "카메라로 화재와 도난을 예방하면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건보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간병보험의 위험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초고령사회를 앞뒀음에도 그동안 국내 간병위험률 관련 마땅한 통계가 없어 고령 보험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어려웠다. 이에 보험개발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령 보험시장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통합 인프라 구축으로 효율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운전습관 데이터 보유업체와 보험업권 간의 데이터 교류 가능성에 대한 협의 등을 통해 운전습관 데이터를 보험권 내에서 자체 관리할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과 공동개발한 AI 기반 경미사고 상해위험 분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상해 위험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과잉진료 관련 분쟁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간 300만건에 달하는 AOS(Automobile repaircost Online Service) 데이터를 활용해 청구견적과 AI 견적을 비교해 자동으로 수리비를 지급하는 자동심사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의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30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허 원장은 "저연령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액단기보험 상품의 해외 사례를 조사해 요율산출 방안 등을 보험업계와 공유할 것"이라며 "열사병으로 인한 입·통원이나 월단위 후불형암보험 등 선진국의 보험상품 중 활용가치가 높은 게 많다"고 설명했다.

해외 교류·협력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허 원장은 "동남아 보험시장에 'K-보험' 인프라를 조성해 보험사들이 시장포화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각국에 국내와 유사한 영업환경을 조성해 국내 보험사 시장 진출 시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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