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남자 58㎏급 태권V는 ‘육전칠기’ 박태준
‘태권 아이돌’ 박태준(20·경희대)이 남자 태권도 경량급 간판 장준(24·한국가스공사)을 꺾고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랭킹 5위 박태준은 1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3판 2승제로 열린 파리올림픽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에서 장준을 상대로 1·2경기를 잇달아 승리하며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박태준이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 모두 세계태권도연맹(WT)이 정한 올림픽 출전 요건(세계랭킹 5위 이내)을 충족하지만, 한 국가에서 체급 당 한 선수만 출전하도록 한 규정 탓에 두 선수가 맞붙는 형식의 국내 선발전이 열렸다.
6전7기의 승리였다. 박태준은 앞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대표선발전 과정에서 장준과 여섯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다수의 태권도 전문가들이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장준의 우세를 점친 이유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경기에서 장준에 라운드 점수 2-1(4-6 12-5 11-9)로 승리한 박태준은 2시간 휴식 후 열린 2경기에서도 여세를 몰아 라운드 점수 2-1(4-7 4-2 9-7)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박태준은 한성고 재학 중이던 지난 2022년 10월 첫 출전한 월드그랑프리시리즈 남자 54㎏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태권도의 경량급 신성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6월엔 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하며 명실상부한 체급 최강자로 공인 받았다. 1m80㎝의 큰 키에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태권도 기술을 겸비해 ‘태권 아이돌’로 주목 받았다.
54㎏급을 평정한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파리올림픽으로 향했다. 올림픽 체급인 58㎏급으로 건너와 장준, 배준서(24·강화군청) 등 세계랭커들과 국가대표 1진 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기량과 경험을 쌓았다.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한 장준, 공격의 달인 배준서 등과 맞대결을 거듭하며 두 선수의 장점을 흡수해 1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 태권도는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내보낸다. 현재 박태준을 비롯해 남자 80㎏급 서건우(한국체대), 여자 67㎏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 등 3장의 출전권만 확보한 상태다. 다음달 중국 타이안에서 열리는 대륙별 선발전 여자 57㎏급에서 한 장의 출전권을 추가하더라도 최대 4명에 그친다. 한국 태권도가 전통적으로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박태준의 어깨가 무겁다. 올림픽 데뷔 무대인 파리에서 한국 태권도의 간판 역할과 함께 금빛 낭보까지 전해줘야 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정희 경호 보니, 이거 참…” 日재계 거물이 본 섬뜩 장면 (69) | 중앙일보
- 50대가 20대 피부 돌아갔다, 마침내 밝혀진 '노화의 비밀' | 중앙일보
- 쓰레기매립지서 나온 2900만원 돈다발…이 종이 덕분에 주인 찾았다 | 중앙일보
- '영남 알프스' 비명 터졌다…한정판 '완등 기념' 은메달 뭐길래 | 중앙일보
- '31대 0' 월드컵 꼴찌의 우승…트랜스젠더가 만든 기적 실화 | 중앙일보
- 클린스만호 8강 호주전 승리 확률은…통계업체의 충격 분석 | 중앙일보
- "아휴 싫어" 녹취에 유죄된 특수교사…주호민 아내는 흐느꼈다 | 중앙일보
- 결국 '있는 사람'이 결혼했다…신혼 42%가 연봉 7000만원 | 중앙일보
- "이게 마지막 인터뷰 될걸세" 주역 대가 김석진 옹의 마지막 | 중앙일보
- 험지 가거나 출마 접거나…그 정치인들의 묘한 공통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