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타이밍 조브리스트 CEO “평창의 유산이 강원에서 꽃피웠다”

고봉준 2024. 2. 1. 14: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오메가 타이밍 알랭 조브리스트 대표. 사진 오메가 타이밍

전 세계 스포츠 꿈나무들의 축제인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이 1일 폐막한다. 지난달 19일 강릉과 평창, 횡성, 정선 등지에서 막을 올린 이번 대회에는 81개 종목을 대표하는 80여개국 19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그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을 겨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청소년올림픽은 6년 전 같은 곳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유산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다. 당시 사용했던 주요 경기장은 이번에도 다시 쓰였고, 다른 주요 인프라 역시 대부분 재활용되며 호평을 받았다.

평창의 유산은 비단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른바 소프트웨어 유산도 6년의 시간을 거슬러 이번 대회에서 효과적으로 재활용됐다. 6년 전 평창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도운 올림픽의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 타이밍이 좋은 예다. 폐막을 앞두고 강릉 현장에서 만난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대표는 “6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스포츠를 사랑하는 한국의 팬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주중에도 많은 인파가 경기장을 찾았고, 겨울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웃었다.

오메가 타이밍은 글로벌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술 개발 등을 책임진다. 올림픽과도 연이 깊은데 1932 LA올림픽부터 100년 가까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6년 전 CEO 자격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가 이번 대회를 위해 재방문한 조브리스트 대표는 “평창 대회는 오메가타이밍에도 중요한 혁신의 계기였다. 최초로 모션 센서와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으로 기록을 측정했다”면서 “당시의 유산이 지금까지 잘 남아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 오메가타이밍 역시 평창 대회에서 썼던 주요 장비를 그대로 남겨놓았는데 이 인프라를 이번 대회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올림픽은 만 14~18세 선수들이 나서는 연령별 대회다. 성인올림픽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생애 딱 한 번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라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향후 각국의 스포츠를 빛낼 꿈나무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성인올림픽 버금가는 무게감을 지닌다.

조브리스트 대표는 “청소년올림픽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프로 선수들처럼 큰 무대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고 느끼고 즐기는 모든 것이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메가 타이밍 알랭 조브리스트 대표(뒤)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타임키핑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오메가 타이밍

이번 청소년올림픽은 코로나19 악재에서 처음으로 완전히 벗어난 올림픽이기도 하다. 2020년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됐고,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도 철저한 격리 시스템 속에서 치러졌다. 그 사이 오메가 타이밍 역시 적지 않은 고충을 겪어야 했다.

조브리스트 대표는 “우리도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어려움이 컸다. 또, 선수들을 상대로 직접 계측 시스템을 점검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런 과정이 불가능해졌다”면서도 “서로 떨어져있는 4개 대륙 선수들이 동시간대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타임키핑을 했다. 또, 코로나19 기간에도 신기술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 타이밍. 사진 오메가 타이밍

오메가 타이밍의 존재감은 이번 대회 경기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결승선에서 초당 1만 장의 디지털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스캔 오비젼 미리아 포토피니시 카메라와 실시간 경기 기록을 볼 수 있는 스코어보드 그리고 스타팅 게이트와 전자 출발 신호용 피스톨 등과 같은 올림픽 타임키퍼로서의 최신 장비를 대회장 곳곳 설치했다.

최근에는 AI 시대와 발맞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도 선보였다. 올해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이 한층 더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오메가 타이밍 알랭 조브리스트 대표. 사진 오메가 타이밍

조브리스트 대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선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내는지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결과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시대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올림픽에선 시간과 모션 센서, AI 기술을 총망라한 혁신적인 신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흥미를 갖고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조브리스트 대표에게 시간의 의미를 물었다. 잠시 고민한 조브리스트 대표는 “시간은 존중의 대상”이라면서 “인간은 시간을 맞추는 것을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그 DNA가 우리 몸속에도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시간은 곧 현재이고, 그 현재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릉=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