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피해자와 함께…“주께 하듯 섬기겠습니다”

기감 중부연회,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예배
피해자 측, “특별법 개정 위해 함께 해달라”

김찬호(맨 앞 오른쪽) 중부연회 감독이 1일 인천 시온감리교회에서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대책위원장에게 생필품을 담은 선물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기감 중부연회(감독 김찬호 목사)가 1일 인천 시온감리교회(정해준 목사)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생필품을 전달했다. ‘전세사기 지뢰밭’으로 알려진 미추홀구는 인천 내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으로 지난해 4월 전수조사 기준 피해 가구·금액은 각각 2484가구, 약 2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사랑 나눔’ 예배에서 김찬호 목사는 ‘주께 하듯’(골 3:22~24)을 주제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1995년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교인의 말을 듣고 신용대출까지 받아 1000만원을 빌려줬는데 돈을 받고 잠적했다”며 “오랜 기간 원망하다가 새벽 기도를 하던 중 주님께서 용서의 마음을 부어주셨다”고 간증했다. 그는 “전세사기 때문에 분통하시겠지만 증오심만 품으면 여러분이 병 든다. 억울하시겠지만 용서해보자. 교회는 주께 하듯 여러분을 섬기겠다”며 격려했다.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설교 이후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대책위원장은 “사기꾼들을 용서하라고 하셨는데, 이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선 꼭 처벌이 이뤄지길 원한다”며 “우리가 사기를 당했을 때와 현재 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른 사기꾼들이 명의를 빌려줄 ‘바지 임대인’을 여전히 구하고 있다”며 “특별법 개정을 위해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예배를 마친 뒤 중부연회는 쌀·라면을 담은 ‘사랑나눔’ 상자를 피해자 측에 전달했다. 사랑나눔 상자는 중부연회 회원 200여명의 손길로 마련됐다.

인천=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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