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훼손과 주민갈등으로 멈춘 '공중도시' 열차, 다시 움직인다

마추픽추 주민들, 열차표 온라인 판매 반대
정부, 주민 대표와 협의…정상화될 듯

남미의 대표 유적지 페루의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로 향하는 열차 운행이 주민 시위 여파로 일시 중단됐으나, 곧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추픽추 열차 운영사 중 하나인 페루레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오후부터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을 다시 시작한다"며 "내일(2월 1일)부터는 모든 구간에서 정상 운행될 것"이라고 알렸다.

페루 안디나통신은 철도 운행 양허권자인 페로카릴 트란산디노(페트란사)가 철로 위 장애물 유무와 시위대 해산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모든 운행을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페루 마추픽추 풍경. [이미지제공=페루관광청]

앞서 이곳에서는 페루 정부의 열차표 판매 방식 변경에 불만을 제기한 주민들의 철로 점거 시위가 지난 25일부터 시작됐다.

이달 초 페루 정부는 세계적 관광 명소인 이 잉카 유적지로 향하는 열차 발권 체계를 전자 시스템으로 바꿨다. 그간 열차표가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마구 팔리면서, 너무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마추픽추로 몰리거나 유적지 보호에 관한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페루 정부는 유적지 훼손 우려를 없애고, 정확한 방문객 수를 집계하기 위해 온라인 위주의 열차표 판매 플랫폼을 도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수익을 한 회사에 몰아주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며 철로를 막는 등 시위를 벌였다. 시위로 인해 일부 관광객은 걸어서 마추픽추를 오르거나, 아예 관광을 포기하기도 했다. 마추픽추는 해발 2430ｍ 산악 지대에 있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 당국은 주민 대표 간 협의를 통해 열차표 판매 방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전환 기간을 두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페루 일간지 엘코메르시오는 레슬리에 우르테아가 문화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주민의 항의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