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최초 코첼라 입성…‘중소돌’의 기적 에이티즈 "올해는 증명의 해"

어환희 2024. 2.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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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에이티즈(ATEEZ)의 월드투어 '투워즈 더 라이트 : 윌 투 파워' 서울 공연. [사진 KQ]


" “처음부터 무대로 증명했던 그룹이에요. 좋은 곡, 퍼포먼스, 무대를 보여주면 (국내) 인지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 8인조 보이그룹 에이티즈(ATEEZ) 리더 홍중이 지난해 12월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을 발매하면서 내세운 각오다. 이 앨범으로 에이티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찍었다. 2018년 데뷔 후 처음이다. 오는 4월에는 K-팝 보이그룹 최초로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무대에 선다.

해외보다 약한 국내 팬덤 때문에 “국내·외 인지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했다”는 이들은 “인지도 때문에 저희의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정비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의 방향성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한 것인데, 바로 무대다.

에이티즈는 '빛의 타워'라 불리는 대형 구조물을 활용해 약 3시간 동안 25곡을 소화했다. [사진 KQ]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월드투어 ‘투워즈 더 라이트 : 윌 투 파워’ 서울 공연은 에이티즈가 그간 투어로 다진 무대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데뷔한 지 반년도 안 지난 2019년 4월 북미와 유럽 1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쳤고, 2022년 한 해에만 두 차례의 월드투어를 진행했다. 특히, 2022년 10월부터 1년 2개월간 진행한 하반기 월드투어에선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미주·유럽·남미·아시아를 돌며 총 40만 명의 팬들을 만났다.

9개월 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선 에이티즈는 ‘빌보드 200’ 1위를 가능케 해준 정규 2집의 타이틀곡 ‘미친 폼’으로 28일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약 3시간 동안 ‘빛의 타워’라고 불리는 16m 높이의 타워형 구조물을 활용해 25곡의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최초로 공개한 곡 ‘최면’의 무대에선 스카프, 끈, 테이블 등을 활용해 관능적인 안무를 표현했고, 정규 1집 타이틀곡 ‘원더랜드’는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을 더한 편곡으로 웅장함을 더했다. 홍중의 전자기타 연주로 시작한 곡 '게릴라'는 강렬한 사운드 위에 멤버 종호의 날카로운 고음이 덧입혀졌다.

에이티즈는 2월 3~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간다. 4월 코첼라 무대에 오른 뒤, 7월엔 서울에서 팬미팅을 연다. 사진 KQ


공연 말미 멤버 산은 “올해는 에이티즈의 증명의 해”라면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해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동안 연습실에서 수련하다시피 하며 성장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힌 홍중은 “우리 모두 자신의 색깔을 갖고 있기에 의지를 갖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의 말처럼 에이티즈가 묵묵히 흘린 땀은 최근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점은 그 의미를 더한다. KQ엔터테인먼트의 1호 연습생 홍중을 중심으로 모이게 된 에이티즈는 이 회사의 첫 자체 기획 아이돌이다. 그룹 내 외국인 또는 해외 출신 멤버가 포함된 요즘 아이돌과 달리 한국인 멤버로만 꾸려졌다.

이들이 이룬 ‘빌보드 200’ 1위 기록은 국내 최초는 아니다. BTS(방탄소년단)를 포함해 슈퍼엠·스트레이 키즈·블랙핑크·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뉴진스 등 K팝 그룹이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하이브·SM·JYP·YG 등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닌 경우는 에이티즈가 처음이다. ‘중소돌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나아가 멤버 전원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4년 만에 들고 나온 정규 앨범의 성과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에이티즈는 오는 3~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서울 공연과 함께 일본 공연도 전석 매진됐다. 이튿날 공연은 일본 최대 위성채널 방송사인 와우와우(WOWOW)를 통해 생중계된다.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코첼라 무대 이후, 7월엔 서울에서 팬 미팅을 열 계획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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