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4명은 깔려 죽었다…日덮친 노토 지진 '죽음의 보고서'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지난 1일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4명은 압사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73%였다.
NHK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달 31일 지진 발생 1달을 맞아 노토 지진 사망자의 사인과 신상을 분석해 발표했다. 31일까지 이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238명이다.
사망자 중 경찰이 검시한 222명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무너진 건물에 깔려 목숨을 잃은 압사가 92명(4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질식과 호흡부전이 49명(22%), 저체온증이나 동사가 32명(14%)으로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한 와지미사에서는 3명이 불에 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80대 47명, 90대 24명, 60대 22명으로 전체의 73%가 60대 이상이었다. 젊은 층에서는 20대가 6명, 10대가 8명이었고 10세 미만도 4명이 포함됐다.
한 달이 지났지만 복구 작업은 크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31일까지 약 4만890가구에 물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2400가구는 정전 상태다. 무너지거나 파손된 가옥은 총 4만6294채,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은 1만4643명에 이른다.
NHK는 이번 지진의 특징은 가옥 붕괴로 인한 압사와 질식사가 많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 지역에 낡은 목조주택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진파 중에는 목조가옥 등 내진성이 떨어지는 건물을 흔들어 쓰러뜨리는 힘을 가진 주기 1∼2초의 '킬러 펄스'(Killer Pulse)라는 진동이 있는데, 이번 노토 지진에서도 이 킬러 펄스가 관측됐다.
또 저체온증이나 동사가 30명 이상 발생한 것은 "계절(겨울)과 추운 지역이라는 조건이 겹쳤고 도로 단절 등으로 구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1일 노토 지진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지진 준비가 잘 돼 있다는 '안전 신화'를 맹신하며 이를 제대로 재검토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지진보다는 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한 피해가 크게 발생하면서 이시카와현을 비롯한 지자체들은 '쓰나미 대책'에 초점을 맞춰 방재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20년 말부터 노토 반도에서 산발적인 지진이 이어지자 이시카와현은 2024년부터 강화한 지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준비 과정에서 이번 지진을 맞게 됐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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