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로 2년차, KIA '좌완 영건'의 목표…"지난해보다 10~15이닝 더!"

유준상 기자 2024. 2. 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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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험난한 프로의 벽을 실감했지만, 가능성도 확인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좌완 영건 윤영철(KIA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충암중-충암고를 졸업한 윤영철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고,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드래프트 이후에도 윤영철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까지 언론을 통해 윤영철의 이름이 꾸준히 언급됐다. 그가 선배들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윤영철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프로 데뷔전부터 선발 중책을 맡은 윤영철은 4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패전까지 떠안았다. 하지만 선배들과 팬들의 따뜻한 격려 속에서 경기를 마친 윤영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고, 5월 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특히 윤영철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5월 한 달간 5경기 26⅔이닝 3승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5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만들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시즌 완주에 성공한 윤영철은 10월 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자신의 임무를 모두 마무리했다. 신인왕 수상 및 10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1라운드에 지명된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지난해 윤영철의 최종 성적은 25경기 122⅔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출국을 앞둔 지난달 30일, 윤영철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해에는 좀 더 긴장하고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면, 올핸 편안한 마음으로 몸을 만들어서 시즌을 준비한다는 느낌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지난해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로 프로 2년 차가 된 윤영철은 입단 이후 처음으로 후배들을 맞이했다. 그중에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고 있는 투수 조대현과 김민주가 1군 선수단과 함께 호주로 떠났다. 윤영철은 "아직 2년 차다 보니까 뭔가를 느끼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것을 열심히 하면서 형들을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임수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까지 받은 김종국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다.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출국 전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영철은 "어리다 보니까 그런 걸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것을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있다"며 (선수들끼리) '우리는 우리 할 것만 하자'고 얘기를 나누면서 (분위기가) 크게 동요되진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영철은 비시즌 기간에도 발전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KIA는 지난해 12월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윤영철 등 투수 5명과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를 파견했다. 선수들은 33박 34일의 일정으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윤영철은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고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했다. 내게 맞는 운동을 하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겼다. 내 자신이 기대된다"며 "(구속이 올라갈지는) 시즌 개막 이후에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던진 것이라 일단 미국에서 부상 없이 던지는 법을 많이 배웠고, 구종이나 무브먼트 등 피칭 디자인을 체크하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뒀다"고 돌아봤다.

이어 "배우고 있는 구종을 완성시키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감각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기존에 던지던 구종과 더불어 컷 패스트볼 등도 연습하면서 공의 무브먼트에 대해 많이 집중했던 것 같다. 직접 보면서 하니까 빨리 와닿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올해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와 피치클락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10개 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동안 적응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윤영철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똑같이 야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등 원래 하던 것에서 조금씩만 바꿔가면 될 것 같다. 해봐야 알겠지만, 엄청 안 좋은 것도 아니다. 별다른 느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올겨울 KIA에 새롭게 합류한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내 장단점 같은 걸 설명해주시기도 했고 마운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선발투수로서 갖춰야 하는 것들을 많이 듣고 배웠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올 시즌 윤영철의 목표는 승수가 아니다. 지난해보다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윤영철은 "지난해보다 좀 더 이닝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10~15이닝 정도 더 던지고 싶다. (피안타율 등) 세부 지표에 있어서 수치를 떨어트리고 싶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닝이 가장 큰 목표"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 국내 선발 양현종과 이의리에 윤영철까지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시즌 내내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5선발을 호시탐탐 노리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윤영철은 "그래도 야구장에서는 (선배님들을) 이길 수 있게끔 더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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