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GS건설에 영업정지 8개월…최고 수위 징계로 타격 불가피

백민정 2024. 2.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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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모습. 뉴스1

지난해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의 시공사인 GS건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았다.

국토부는 당시 사고와 관련해 GS건설과 컨소시움 및 협력업체인 동부건설, 대보건설, 상하건설, 아세아종합건설 등 5개 건설사업자에게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부실시공에 대해 국토부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행정처분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8월 GS건설에 대해 ‘무관용’ 처분 원칙을 강조하면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와 당사자 청문 절차를 거쳐 이날 최종 결정했다. GS건설에 대한 영업정지 부과 기간은 4월 1일부터 11월30일까지다.

국토부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GS건설 등 5개사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켰다”며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GS건설은 입찰참가 등 건설사업자로서 행하는 모든 영업활동이 금지된다. 단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의 경우 계속 시공은 할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서울시에도 GS건설에 대해 ‘불성실한 품질시험 시행’과 ‘불성실한 안전 점검 수행’ 총 두 가지 항목에 대해 각 1개월씩 총 2개월의 처분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전날 ‘불성실한 품질시험 시행’ 부분에 대해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향후 ‘불성실한 안전 점검 수행’ 부분에 대한 처분 결과가 나올 경우 GS건설은 최대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이번 영업정지 처분은 중대 건설현장 사고에 대해 국토부가 직권으로 내린 두 번째 사례지만, 대형 건설사가 최고 수위 제재를 받기는 처음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작업자 3명이 숨진 ‘안성 물류창고 사고’의 부실시공 책임으로 SGC이테크건설에 대해 영업정지 8개월을 내린 바 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건설사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은 모두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돼 있다 보니, 중대 사고가 발생해도 처분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고 솜방망이 처분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2022년 7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됐고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처분 권한이 지자체에서 국토부 직권으로 변경됐다.

다만 GS건설은 국토부와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실질적인 영업정지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GS건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GS건설의 고객, 주주 및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이번 영업정지 처분은 몇 차례 소명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도 2021년 6월 일어난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이듬해 4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6개월처분을 받았지만, 부실시공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면서 2년 가까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건설업계 도급순위 5위(2023년 기준)로 업계 상위권인 GS건설로선 이미지 추락 등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바 있다. 올해 여의도·압구정 등 주요 수주전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

GS건설은 “검단 사고 이후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품질향상 및 안전점검활동 등을 포함한 고강도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자세를 가다듬고 진정으로 사랑받는 자이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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