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김택연 “개막전 엔트리, 당연히 노린다”…필승조 깜짝 발탁 가능할까
차승윤 2024. 2. 1. 11:12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싶다. 목표로 잡는 게 당연하다."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당찬 각오를 남기고 호주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김택연은 지난해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에 지명됐다. 모처럼 두산이 상위 순번으로 뽑은 '특급 신인'이다.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고, 그에 앞서 21세기 들어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갔다. 상위 순번 유망주 수급이 어려웠으나 2022년 9위로 추락했다. 떨어진 성적은 뼈아팠으나 그만큼 높은 지명권을 받았다.
그 선택지가 바로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인천고 3학년이던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13경기 64와 3분의 1이닝 동안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 97탈삼진의 특급 성적을 냈다. 마산 용마고 장현석(LA 다저스) 장충고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일찌감치 빅3로 꼽혔다.
특히 청소년 대표팀에서 존재감이 컸다. 미국전 선발로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속 150㎞가 넘는 최고 구속, 선발과 불펜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친 그를 두산은 고민 없이 선택했다.
두산의 기대는 스프링캠프 합류에도 드러난다. 신인 선수들, 특히 투수는 길게 보고 키우는 두산이 이례적으로 그를 이번 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당장 지난해 캠프 명단에서 신인은 대졸 포수 윤준호가 전부였다. 앞서 2022년 캠프에서는 단 한 명도 없었고, 2021년에는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만이 1군 캠프에서 출발했다. 올해는 김택연과 함께 신인 대졸 외야수 전다민도 합류한다. 전다민은 빠른 발 덕분이고, 김택연은 이승엽 감독이 두 눈으로 그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1군 캠프에 갈 줄은 몰랐다. 좋은 선배님들, 형들이 많아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 가게 된 것 자체가 기분 좋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학창 시절을 포함해 첫 해외 전지훈련이라고 웃은 그는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공항에 오니 더 설렌다. 막상 와 보니 더 긴장된다"고 했다.
핵심은 컨디션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했지만, 5연투를 기록하며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산은 지명 후 그를 관리하며 회복에 전념하도록 했다.
김택연은 입단 후 하프 피칭까지만 단계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치님께서 밸런스가 좋아 보인다면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5개월 만이었는데, 다시 적응하면서 강한 힘을 쓰는 데 중점을 뒀다”며 "확실히 쉬면서 몸을 만드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무리 오는 곳도 없고, 휴식하면서 올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쉬길 잘 했다"고 돌아봤다.
두산의 내로라하는 선배들과도 함께 땀을 흘리게 됐다. 특히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만나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정말 기대되고 영광스럽다. 한국 최고의 포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포수다.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이 될 것 같다. 하루 빨리 같이 공을 던지고 맞춰보고 싶다"고 말했다.
1군 진입이 스프링캠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김택연에게 목표를 묻자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 합류를 목표로 잡는 건 당연하다"며 "다만 안 다치는 게 첫 번째다. 몸에 이상만 없다면 1군 엔트리에 들고 싶고, 개막전부터 붙어 있으면서 계속 1군에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은 스스로 프로답게 캠프를 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프로라면 말이 필요없다. 그정도 페이스 조절은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정도 페이스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1군 캠프에서 같이 할 수 없다. 트레이닝 파트, 코칭스태프, 선배가 있기 때문에 오버 페이스를 할 일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개막 엔트리에만 든다면, 기대 이상의 첫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지난해 불펜 부족에 시달린 두산은 김택연과 같은 강속구 투수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는 정철원이 유력하다"면서도 "개막 전까지 상태를 보고, 컨디션이나 구위도 점검하겠다"며 "백승우,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구위라면 김택연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청소년 대표팀 때 모습을 보여준다면, 두산으로서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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