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 모시자는 남편, 요양원 제안에 ‘고려장’ 같다고”
댓글에는 “시어머니 댁으로 남편 보내라” 네티즌 의견 쇄도
홀로 사는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는 일로 남편과 불화를 겪고 있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시어머님 요양원’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30일 게시된 글이 1일 네티즌들의 이목을 모았다. 글쓴이 A씨는 “시어머니가 70대 후반인데 젊었을 때 이혼하셔서 현재 혼자이시다”며 “건강 체질이 아니셔서 병치레가 잦으셨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시어머니가) 뇌에 종양이 있어 수술도 여러 번 하셨고 지금도 뇌질환으로 입원이 잦으시다. 관절 때문에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하셔서 근처에 사는 시이모들이 급할 때 챙겨주신다”고 설명했다.
시어머니와 차량 왕복 1시간 거리에 산다는 그는 “요즘 시어머니가 자주 힘들다 하신다. 거동이 힘들어 병원에 오갈 때는 장남인 남편에게 많이 기대신다”며 “저도 할 만큼은 하는데 시어머니가 ‘아들 아들’ 하시고 저에게는 하대를 하셔서 성격 맞추기가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A씨는 “남편이 요즘 어머니를 케어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를 꺼내길래 ‘그럼 요양병원 가셔야지’라고 했다”며 “그러자 자기가 장남이고 어머니 정신도 말짱하신데 요양원은 절대 안 된다, 못 보낸다, 현대판 고려장같이 느껴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A씨가 “그러면 (다른)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남편은 “큰숙모가 장남이랑 결혼해 시모 아버지를 혼자 20년간 돌보셨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치매가 오고 숙모가 우울증에 걸린 뒤에야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냈다”는 얘기를 꺼냈다.
A씨 남편은 그러면서 “(이런 모습을 봐 온) 어머니 역시 ‘부모 아프면 장남이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거다. 우리집은 보수적인 집안이라 장남이 어느 정도 하는 게 맞다. (어머니) 근처에 살면서 케어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볼 때는 시어머니 혼자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맞벌이에 시어머니 돌보는 것까지는 자신이 없다”면서 “자꾸 합가 이야기가 나와 신경이 예민해진다. 정 힘들면 요양원 가셔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글은 1일 오전까지 10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댓글도 200개 이상 달렸다. 그중 “남편이 짐 싸서 엄마 집 들어가 모시고 살면 된다. (남편에게) 아침저녁으로 밥 해드리고 집안일 하고 병원 모시고 다니라고 하고, 나 혼자 어떻게 다 하냐고 되물으면 ‘그걸 나한테 시키려고 했느냐’고 답하라”는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남편 효도 열심히 하라고 시어머니 집으로 보내드려라” “남편이 숙모 이야기 꺼낸 건 (글쓴이) 가스라이팅하려고 밑밥 깐 거다. 남편 어머니 집에 보내고 주말부부하거나 이혼하라” “반대로 (친정에) 그런 문제 생기면 사위는 아무 일도 안 한다” 등의 의견이 베스트 댓글로 꼽혔다. 또 “요즘 요양원도 좋은 곳 많다” “요양보호사를 쓰시라” 등 조언도 달렸다.
우리나라도 점차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성인 대부분은 ‘노후 돌봄’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전국 19∼69세 성인 남녀 1900명을 대상으로 본인·가족의 노인간병 필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대비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72.8%는 본인의 ‘노후 돌봄’ 가능성에 대해 염려한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인 67.9%가 노인간병 필요 위험에 대해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32.1%만이 준비했다고 답했다.
가족 노인간병에 대해서도 필요성에 대해 염려하지만 대체로 대비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에 대한 노인간병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77.4%에 달했지만 가족간병 필요 위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6.1%에 불과했다.
현재 가족간병을 책임지고 있는 응답자(전체 6.7%) 중 91.4%는 가족간병 부담 증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 중 간병비용 부담 증가(76.4%)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병세 심화로 인한 직접 간병 어려움(68.5%), 장기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비용 부담 증가(51.2%) 등의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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