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5천' 숫자 잊은 두산 슈퍼루키 "경쟁은 모두에게 똑같다"

김지수 기자 2024. 2. 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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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슈퍼루키 김택연이 프로 데뷔 첫 스프링캠프 참가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에서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올 시즌 최대한 많이 1군에서 뛰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드니 외곽 블랙타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투수 21명, 포수 4명, 내야수 10명, 외야수 7명 등 총 56명이 참가한다. 2월 1일부터 19일까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2차 전지훈련지는 일본 미야자키다. 두산 선수단은 2월 20일 일시귀국 후 21일 일본으로 떠난다. 2차 스프링캠프에서는 일본 프로야구팀과 7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승엽 감독은 2024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결정 과정에서 올해 입단한 우완 루키 김택연을 포함시켰다. 김택연이 마운드에서 피칭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호주 전지훈련 기간 직접 구위와 몸 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다.

김택연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갈 줄 몰랐는데 기쁘다. 좋은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워오고 싶다"며 "해외 전지훈련은 처음이다. 의식을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은 선수들과 같이 움직이니까 설렌다.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인천고 재학 시절부터 또래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구위를 보여줬던 가운데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택연은 신장 182cm, 체중 88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다.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64⅓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 97개를 잡을 정도로 구위가 압도적이었다. 최고구속 153km/h 직구 하나만으로도 특급 유망주로 분류됐다. 두산은 김택연에게 2024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화 이글스 황준서와 똑같은 계약금 3억 5000만 원을 안겼다.

김택연은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월드컵에서는 6경기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8의 쾌투로 대회 '최우수 구원투수상'을 받았다. 특히 미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김택연 지명 직후 "여러 선수들을 봄부터 추적해 왔지만 김택연은 최근 대만 야구월드컵까지 꾸준함을 보여줬다"며 "빠르면 향후 2~3년 안에 스토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택연은 일단 올해 불펜 보직에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해 리그 최다이닝을 소화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좌완 브랜든 와델 원투펀치에 '10승 투수'로 거듭난 곽빈까지 1~3선발은 이미 자리가 채워졌다. 2023 시즌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좌완 최승용도 4선발로 거의 낙점된 상태다.

이승엽 감독은 5선발의 경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이영하, 김동주, 최원준, 김유성 등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기간 한 자리를 놓고 다툰다.

반면 불펜은 필승조로 분류되는 홍건희, 정철원, 김명신을 제외하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이 3명 모두 지난해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한 탓에 올해는 관리도 동반돼야 한다.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을 위해서는 중간계투진에 힘을 보태줄 새 얼굴의 등장이 절실하다.

김택연도 두산이 기대하는 자원 중 한 명이다. 김택연 본인도 개막 엔트리 합류를 목표로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가치를 어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택연은 "시범경기는 물론 정규리그 개막전 엔트리에도 들어가고 싶다"며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올해 1차적인 목표는 개막전부터 계속 1군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금에 대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도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입단 동기들보다 많은 돈을 받았다고 해서 경쟁까지 쉬워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김택연은 "부모님이 계약금을 듣고 정말 좋아하셔서 기뻤다. 하지만 이제는 특별한 감정은 없다"며 "계약금은 선수마다 다 다르지만 경쟁은 똑같다. 계약금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스스로에게 준 선물도 없었다. 앞으로 차차 살아가다 보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의젓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택연이 프로 무대에서 기대하고 있는 건 따로 있었다. 두산이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건 하나만으로도 이번 스프링캠프에 대한 설렘이 넘친다. 

김택연은 자신이 1군에 오래 머물수록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뚫어보겠다는 각오다.

김택연은 "양의지 선배님고 배터리를 이룰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대가 되고 영광스럽다"며 "한국 최고의 포수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고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빨리 양의지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배님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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