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나선 '우승 청부사' 김태형 "기본 지키는 팀 만들 것"

안희수 2024. 2.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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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거인 군단'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57) 감독이 새출발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괌으로 떠났다. 6시즌(2018~2023)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지난해 10월, 두산 베어스의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해 재건을 노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두산 감독으로 처음 캠프를 떠났던 2015년에는 멋모르고 팀을 이끈 것 같다. (두산이) 선수 시절 뛰었던 팀이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이제 새로운 팀 감독이 됐고, 비로소 출발선에 선 게 실감 난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에선 주로 젊은 선수들을 봤다. 이전까지 밖에서 봤던 롯데 주축 선수들과 호흡하게 돼 기대와 설렘이 크다"라며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두산을 이끌었다. 선수단 관리뿐 아니라 경기 운영에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타자와의 승부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따끔하게 충고하거나 가차 없이 교체하며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달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괌 1차 캠프로 출발한 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사실 감독의 성향은 중요한 게 아니다. 굳이 선수들에게 이래라저래라 많은 말하고 싶진 않다"라면서도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갖춰야 할 기본이 있고, 그걸 지키는 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감독은 기본에서 벗어나는 점이 있으면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미 잘 실천하는 선수에겐 특별한 말이 필요 없다"라고 했다. 

롯데가 원팀(one-team)이 되는 지름길은 구성원들이 김태형 감독이 강조하는 '기본'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긴밀한 소통도 필수다. 김 감독은 이전부터 무턱대고 "소통하겠다"라고 말하는 걸 경계했다. 롯데를 이끌 때도 실속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단어를 강조할 생각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어떤 게 이상적인 소통인지 나도 아직 모르겠다. 선수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도 감독·코치·선수가 많은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안치홍(현 한화 이글스)과 재계약하지 못했다. 주전 3루수 한동희는 상무 야구단에 지원한 상태다. 합격하면 6월에 군 복무를 소화하기 위해 떠난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상 대형 FA 계약 등 '취임 선물'을 받지 못했다. 내·외야 주전 결정, 5선발 확보 등 숙제도 많다. 김 감독은 "감독은 현재 있는 선수들로 최선의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주축 선수 이적으로 전력 저하가 불가피했던 두산을 이끌면서도 이 말을 자주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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