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매물만 벌써 5개…'회생 기업 M&A 시장' 판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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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인 파산·회생 신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회생 기업 인수합병(M&A)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생 기업의 M&A 매물은 2020년 15건에서 2021년 19건, 2022년 40건, 그리고 지난해 역대 최대인 65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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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회생 기업 매물 65건으로 역대 최대
올해는 업종 다양화·규모 대형화 예상
지난해 법인 파산·회생 신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회생 기업 인수합병(M&A)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5개의 회생 기업이 매물로 나왔다. 업력이 높은 기업이나 '이름값' 있는 중견기업도 매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물 숫자 증가뿐만 아니라 업종의 다변화·규모의 대형화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법원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씨씨엘인터내셔날·네온포토닉스·위니아·한스인테크·한스케미칼 등 회생 기업 5곳이 M&A를 공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M&A 절차를 법원에 공고한 기업은 2곳이었다. 2023년 12월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M&A 시장에 등장한 회생 기업은 두 달간 11곳에 달한다.
버티다 무너진 '부실기업' 매물로 속속위니아는 김치 냉장고와 에어컨으로 친숙한 중견 기업이다. 한스인테크와 한스케미칼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한스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네온포토닉스는 과거 대형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받은 적이 있었던 기업이며, 씨씨엘인터내셔날은 탄탄한 중국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회사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새 주인'을 찾는 신세로 전락했다.
'새 주인'을 찾는 회생 기업은 최근 수년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회생 기업의 M&A 매물은 2020년 15건에서 2021년 19건, 2022년 40건, 그리고 지난해 역대 최대인 65건을 기록했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환경 변화를 넘지 못하고 쓰러진 기업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2023년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657건으로, 법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법인 회생 신청 역시 1602건에 달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파산은 65%, 회생은 53% 증가했다.
업종의 다양화·규모의 대형화로 판 커질 듯법인 회생은 이른바 '법정관리'로 불린다. 법정관리 기업의 M&A는 일반적인 거래와 다른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의 M&A 전문가인 김상만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의 회생 계획이 인가되면 신고한 채권에 대해서만 변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우발채무'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반대로 법원의 관리를 받기 때문에 거쳐야 할 절차가 번거롭고 많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 가치가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매력이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회사가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회생 기업 M&A의 증가 추세가 올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수 삼일PwC M&A 센터장은 "한계에 도달한 기업들의 딜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산업별로 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노출된 건설 업계에서 특히 활발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제조업 등 '굴뚝 산업' 위주의 중소기업에 집중됐던 매물의 업종이 다양해지고, 규모 측면에서도 대형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현재는 중소 규모의 회사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 점점 덩치 큰 기업들이 법원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고, 제법 이름값 있는 기업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며 "원매자라면 미래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좋은 투자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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