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트렌드]돈 얘기③ 연금 필승의 법칙

2024. 2. 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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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예측불허다. 우리 삶은 언제나 크고 작은 사고나 사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돈도 마찬가지다. 돈을 모으고 운용하는 과정에는 여러 ‘재무위험’이 넘친다. 항상 금리나 환율 변동 위험, 인플레이션 위험, 파산과 유동성 위험이 있다. 이에 더 나아가 스스로 예상한 것보다 오래 살게 되는 장수와 끝없는 자녀 부양 위험까지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돈에 대해 더 잘 알고, 적합한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무일푼에서 글로벌 외식 그룹을 일궈 최상위 부자가 된 김승호 스노우폭스그룹 회장은 '돈의 속성'이란 책에서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의 힘’을 강조한다. 오늘은 이 모든 노후의 위험 속 친구가 돼줄 연금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생애주기(Life Cycle)란, 아기로 태어나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는 기간을 일정한 단계로 구분하는 과정이다. ‘생애 자산관리’를 위한 방정식에 따르면 나이 들수록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시니어의 노후 자금은 ‘재테크’보다는 ‘자산 관리’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테크는 본래 ‘수익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위험을 감수하고, 단기간 집중 투자해 크게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돈을 잃지 않으면서 다달이 일정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0세 시대, 재무설계 과정에서 ‘연금’이 필수인 이유다.

연금은 실로 다양한 형태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바로 떠오르는 것은 국민연금이다. 국가에서 지정한 자격 요건에 따라 국민 모두가 받을 수 있는 국가 연금이다. 국민연금 고갈이 언제 될 것이냐 문제로 떠들썩하지만, 국민연금법 제3조의2에 따르면, ‘국가는 이 법에 따른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연금 개혁을 통해 방법을 찾고, 현재 ‘적립식’ 유형이 유럽처럼 ‘부과식’ 유형으로 바뀐다면, 연금은 멀리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것이다.

다음으로 퇴직연금이 있다. 회사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동안 일정 금액을 저축해 퇴직 시에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받는 것이다. 요즘 기세가 대단하다. 작년, 퇴직연금은 35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제 연금을 금고에 돈을 넣어두듯 적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을 잘하는 곳을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은행·증권·보험 등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각 금융기관은 안정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성과를 내기 위해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지속 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수를 찾고 있다.

우리 시니어 세대는 그간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비율이 95%가 넘었다. 낮은 수익률, 세금, 제도적 이슈가 있었지만 미국과 딱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이 역시 더디지만 변화가 시작됐다. 주말 연금 스터디를 하면 이를 지원하는 운용사가 있는가 하면, 연금 특화 상담 전문가를 배치하거나 컨설턴트를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서 맞춤형으로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기별로 시장 상황에 맞춰 상품을 조정하는 곳도 있다. 보수적으로 일괄 구성하던 상품도 고위험·중위험·저위험 등 상품 다각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고용노동부가 매년 어느 곳이 잘하고 있는지 선정하는 걸 참고할 수 있다. 연금자산 규모, 성과 및 역량을 평가하는데, 2023년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은행, KB손해보험 4곳이었다.

이 외에도 개인연금이 있다. 임의제도이고, 개인이 저축하는 연금으로 납입기간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 절세를 목적으로 가입한 연금저축펀드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시니어들을 제법 만날 수 있으니, 운용사의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축적된 과거 경력을 잘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 3단계 노후 보장 방법 외에도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장애인 연금, 유족연금 등도 있다.

최근 주목할 것으로 주택연금이 있다(자녀들이 상속을 위해 반대한다면 정액 용돈을 요구하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시행하는 연금 제도로 역모기지 형태다. 작년 말 가입자가 11만명을 돌파했다. 만 55세 이상이 이미 소유한 주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받는 형식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처럼 수령하는 보증형 금융상품이다. 소유자가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월 지급을 받을 수 있단 점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월 수령액은 7억원의 일반 주택인 경우 만 60세, 정액형이면서 종신지급 방식으로 수령하게 되면 약 143만원가량이다. 12억원의 아파트인 경우 약 245만원가량이다. KB금융 경영연구소의 ‘노후준비 진단과 거주지 선택 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최소 생활비는 평균 251만원이다. 국민연금과 기존 저축액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보탬이 된다.

연금 필승의 법칙은 간단한 편이다. 선택 상품은 다르더라도 일찍 시작하고, 미래를 위해 중간에 깨지 말고, 절세 혜택을 모두 챙기면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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