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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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의 저자 박치욱 교수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그의 공부는 얼핏 쓸모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니 'The buck stops here'는 '나는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다' 또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구성원들은 그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장기말과 같은 신세라 동기 부여가 되려야 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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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의 저자 박치욱 교수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그의 공부는 얼핏 쓸모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공부하는 시간은 어떻게든 우리 삶에 흔적을 남긴다. 오늘 스쳐온 나무와 꽃을 공부했기에 단조로운 출근길에 매일 다른 꽃을 만나고, 나와 고향이 같은 나무와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재료를 하나하나 연구하며 레시피를 정량화한 덕분에 하루를 최적의 아침식사로 기분 좋게 시작하기도 한다. 상사에게 호되게 야단맞을 때는 노예가 잘못하면 주인이 보상해야 한다는 'respondeat superior'라는 고대 라틴어를 떠올리며 눈물을 삼킬 수 있다. 글자 수 1045자.
라틴어로 'respondeat superior'라는 표현이 있는데, 번역하자면 '주인이 답하게 하라(Let the master answer)'는 의미이다. 로마제국에서부터 통용되던 관습인데, 노예가 잘못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그 주인이 보상하도록 하는 규정이었다. 이 규정은 현대 영국과 미국의 관습법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조직의 리더가 명령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법적 책임은, 명령을 수행한 실무자가 아닌 그 명령을 내린 리더가 진다.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Harry Truman)은 집무실 책상 위에 'The buck stops here'라고 적힌 팻말을 두었다고 한다. 영어에 'pass the buck'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포커 게임에서 다른 사람에게 딜러를 넘기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책임을 떠넘기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니 'The buck stops here'는 '나는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다' 또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통령으로서 결정한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다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respondeat superior'의 전통과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질 의지가 있는 리더의 합리적인 권위는 조직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안타깝게도 독불장군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리더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에게 구성원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용해야 할 '도구'에 불과하다. 목화밭에 노예를 풀어 놓은 농장주, 사지로 병사들을 모는 지휘관 같은 리더일 뿐이다. 구성원들은 그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장기말과 같은 신세라 동기 부여가 되려야 될 수가 없다.
(중략)
뒷짐 지고 있던 리더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역시나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심지어 "내가 한 거 아닙니다"라는 아주 편리한 핑계를 쓰기도 한다. 책임을 질 의지가 없는 리더가 가지는 권한은 비합리적이고 남용될 따름이다. 그들의 권력은 리더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익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연히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신뢰를 갖는 건 불가능하다.
-박치욱,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웨일북, 1만7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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