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시면 사우디 축구 미래를 발전시키겠습니다"…'조기 퇴근' 만치니, 사과로 경질설 일축

김희준 기자 2024. 2. 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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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승부차기가 끝나기 전에 경기장을 떠난 것에 사과를 남겼다.

만치니 감독이 조기 퇴근 논란에 휩싸였다.

만치니 감독은 가리브가 승부차기를 실패하자 사우디 벤치와 함께 절망했고, 한국 4번 키커였던 황희찬이 공을 차기 전에 라커룸을 향해 터널을 터덜터덜 걸어갔다.

만치니 감독의 조기 퇴장은 감독으로서 경기와 선수를 모두 내던진 행동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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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승부차기가 끝나기 전에 경기장을 떠난 것에 사과를 남겼다.


만치니 감독이 조기 퇴근 논란에 휩싸였다.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을 치러 한국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이날 만치니 감독은 한국을 상대로 준비를 잘 해왔다. 공격진 에이스인 이강인과 손흥민에게 철저한 대인 수비를 붙여 한국 공격이 쉽사리 전개되지 못하게 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압둘라흐 라디프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기도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공격을 펼친 데 더해 후반 막판 내려앉으며 한국에 계속 공격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에게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허용했다.


사우디는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한국의 손흥민,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이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데 반해 사우디는 3번 키커 사미 알나헤이와 4번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이 조현우에게 막혔다.


여기서 만치니 감독의 기행이 나왔다. 만치니 감독은 가리브가 승부차기를 실패하자 사우디 벤치와 함께 절망했고, 한국 4번 키커였던 황희찬이 공을 차기 전에 라커룸을 향해 터널을 터덜터덜 걸어갔다. 승부가 아직 결정나지 않은 상황에서 항의 등으로 퇴장당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경기장 바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경기장을 먼저 떠난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뿐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무례를 범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열심히 한 선수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나갔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럼에도 감독으로서 할 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감독이라면 실의에 빠질 선수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힘을 불어넣어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경기장에 남아 상대에게 축하를 건네는 게 도의기도 하다. 만치니 감독의 조기 퇴장은 감독으로서 경기와 선수를 모두 내던진 행동에 가까웠다.


모든 매체가 일제히 만치니 감독을 비판했다. 카타르 스포츠 채널 '비인 스포츠'에서 경기를 해설한 디디에 도미는 "자기 선수를 포기한 행동"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아랍 매체 '쿠라'가 "도발적이고 무례한 행동'이라 말한 걸 비롯해 수많은 아랍 매체에서 만치니 감독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언급했다.


야세르 알마샬 사우디축구협회장도 나섰다. "감독이 먼저 퇴장한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와 논의할 것"이라며 만치니 감독이 충분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질 가능성이 높지는 않았다. 사우디는 축구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로 우승 경험이 있는 만치니 감독을 3,000만 유로(약 435억 원) 연봉으로 데려온 것도 이 일환이었다. 투자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듯 애초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임한 감독이었다.


알마샬 회장도 이를 의식하듯 "만치니 감독은 자신의 관점을 설명할 권리가 있으며, 그 후 적절한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여 만치니 감독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만치니 감독도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자신이 사우디에 남을 것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승부차기가 끝나기 전에 라커룸으로 조기 퇴장한 것에 대해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지지와 신뢰를 보내준다면 사우디 축구의 미래를 계속해서 쌓아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16강 탈락 불명예를 안은 사우디는 오는 2027년 아시안컵을 자국에서 개최한다. 만치니 감독은 다음 아시안컵까지 사우디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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