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4연속 '금리 동결'…파월 "인플레 목표 달성? 향후 지표 살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9월,10월,11월, 12월에 이어 네 번째 연속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존 5.25~5.5%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한동안 0.00~0.2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 0.25~0.50%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작년 7월까지 11차례 금리를 인상해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9월부터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3.50%)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2.00%포인트로 변함이 없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견고하게(solid pace) 확장되고 있다"며 "일자리 증가는 작년 초부터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목표 범위를 줄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동결의 배경으로는 우선 물가 상승률이 둔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작년 12월 2.9%를 기록하면서 2년 9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면서 4개월째 3%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더 나아가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21만6000명 증가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만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3.7%로, 월가 예상치인 3.8%보다도 낮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연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보다 강한 성장세와 소비 증가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지난 6개월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았지만,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여부 판단을 위해선 향후 지표를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추가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통화정책 방향전환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 전망하는 3월 중 첫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3월이 가능성) 높은 시기는 아니다"라며 "3월 회의가 열릴 때까지 (통화정책 결정) 위원회가 (금리인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는 않다"고 일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이번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다음번에는 올릴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면서 "이제 관심은 언제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7.01포인트(0.82%) 하락한 38,150.3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32포인트(1.61%) 밀린 4845.65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5.89포인트(2.23%) 떨어진 1만5164.01로 장을 마쳤다. 종목별로는 알파벳이 7% 이상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 AMD 등이 2% 이상 하락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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