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 제조업 생산,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

신준섭 2024. 2. 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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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경제 상황이 생산·소비·투자 전 부문에서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광공업 생산은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소비도 2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전년 대비 3.5% 줄면서 역시 98년(-6.5%)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5.3% 감소하며 2001년(-15.3%) 이후 22년 동안 이어지던 증가세를 끝맺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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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줄어… 소비·설비투자도 부진
올해 경제 전망은 ‘상고하저’
픽사베이


지난해 국내 경제 상황이 생산·소비·투자 전 부문에서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광공업 생산은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소비도 2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 역시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2019년 이후 3년간 이어지던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고하저’가 예상되는 올해 경제전망을 고려할 때 보릿고개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V자’ 반등세가 시작된 2021년(5.3%)을 포함해 3년 연속 증가세다.

총점은 소폭 반등했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한국 경제의 주춧돌 격인 광공업 생산이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격타를 맞은 1998년(-5.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광공업의 하위 범주인 제조업으로 분야를 좁혀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전년 대비 3.5% 줄면서 역시 98년(-6.5%)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5.3% 감소하며 2001년(-15.3%) 이후 22년 동안 이어지던 증가세를 끝맺음했다.


소비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감소 폭이 2003년(-3.2%) 이후 가장 크다. 경기 불황에 지갑이 얇아지면서 식품 등 비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를 큰 폭으로 줄인 영향이 반영됐다. 생산·소비와 함께 3대 지표 중 하나인 투자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5.5% 감소하며 마이너스 기록을 남겼다. 건설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19.1%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8.5%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역대 최대인 70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달 반도체 재고가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점을 찍은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가중과 내수 회복 부진 등으로 하반기 호조를 장담하기 힘들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은 이날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하반기 경제는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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