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나를 위해 창조된 고향… 두려움이 은혜로 바뀐다”
요즘 존재론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천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끔 천국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그 내용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필자가 천국 체험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국제사랑의봉사단 5기에 참가한 서영이의 간증을 통해서였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천국을 보고 싶어요’라고 기도했는데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그때 천국을 다녀와 예수님을 만났다고 간증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천국 문을 묘사하기를 ‘진주로 돼 있는데 진주가 알알이 박힌 문이 아닌 문 전체가 하나의 진주였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성경을 찾아보니 “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니 각 문마다 한 개의 진주로 되어 있고”(계 21:21)라는 말씀을 확인하고 그 정확성에 놀랐다고 말했다.
의사로서 필자는 고통받는 암 환자를 보면서 은혜를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이다. 그중 18살 순태를 잊지 못한다. 그는 ‘골육종’이라는 병으로 수술을 받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했다. 한 달이 못 돼 병이 재발했는데 온 뼈에 암이 퍼졌고 엑스레이상에선 양쪽 폐 모두 하얗게 나올 정도로 다른 부위에도 전이되었다. 절망적이었다.
당시 순태가 입원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갔다. 사랑의봉사단 사역으로 한 달간 아프리카에 다녀와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나는 “내가 다시 너를 못 볼 것 같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굳게 악수를 하고 병실을 나왔다. 그것이 그 아이와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아프리카를 다녀온 며칠 후 순태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밝은 목소리였다. 그 내용은 참으로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선생님 순태가 천국 갔어요.” 어찌나 확신에 차 있던지 필자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임종을 지켜보는 마지막 순간이었는데 분명히 죽었던 애가 한참 후에 다시 살아나더라는 것이었다. 천사와 같이 밝은 얼굴로 깨어나더니 “엄마 아빠, 천국이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은 곳에 내가 먼저 가니 두 분은 신앙생활 잘하고 오세요”라고 부탁하고서 다시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한참 후에 다시 천사 같은 얼굴로 깨어나 친구들에게 일일이 살아 계신 하나님과 천국을 증언하고 떠났다고 한다.
돈 파이퍼의 ‘천국에서 90분’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신빙성 높은 간증집이다. 또 라브리 국제총재였던 빔 리트케르크 목사의 ‘미래, 미래, 미래’를 통해 다음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은혜를 받았다. 이후 신성종 목사의 ‘내가 본 지옥과 천국’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형교회 목회자를 역임했던 개혁주의 신학자였던 그가 환상에서 보았던 천국과 지옥의 실재는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책으로도 출간돼 전 세계인에게 알려진 ‘천국에 다녀온 소년’ 영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특히 네 살배기 어린이가 체험한 천국과 예수님 간증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오랜 동역자인 사랑의병원 원장 최준 박사의 요한계시록 강해, 종말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국제흰돌선교센터 대표 이광복 목사의 ‘통합종말론’은 주님의 다시 오심을 사모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던 중 목포 사랑의교회 집회차 우연히 들려 만난 나주 성좌산기도원 원장 박훈식 목사를 통해 그 모친이자 설립자인 고(故) 최양자 권사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가 일생 얼마나 전심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했는지, 그리고 주의 종들을 얼마나 철저히 섬겼는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후 최 원장과 그 제자들의 천국 간증을 들어보니 참으로 놀라웠다. 고결한 삶을 살았던 분의 천국 체험은 신뢰도가 매우 높다. 깨끗한 거울로 비친 얼굴이 진짜 모습이듯 ‘온전한 거룩의 삶’을 살았던 권사님의 영혼에 비친 천국의 실재는 신뢰할 수 있었다.
지난해 우연히 알게 된 김윤상 선교사의 간증은 내 영혼을 뿌리째 흔들었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말씀처럼 모든 성도가 사후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는 것과 평생 숨기고 싶었던 모든 죄악과 수치스러운 행위가 다 드러나 주 앞에 펼쳐진다는 간증은 ‘온전한 거룩의 삶’에 대한 갈망을 추구하게 했다.
2년 전 별세한 유명한 기독교 상담학자 래리 크랩은 “자아 중독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천국 소망을 갖는 것”이라며 천국을 제대로 설명할 길은 없다고 했다. 다만 “마음 깊이 살아 있는 갈증을 깨닫고 그 갈증이 천국에서 완전히 해갈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했다. C S 루이스도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에서 “천국은 인간의 모든 가능성이 꽃피우는 곳”이라며 “천국은 나를 위해 창조된 고향 같은 공간”이라고 했다. 물론 기독교인이 천국에 가기 위해 예수를 믿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기에 천국은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고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는 성도들이 되길 조용히 기도해 본다.
황성주 이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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