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께 가까이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나그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그네의 특징은 지나가는 땅에서 잠깐의 기쁨이 있고 잠시 머무를 순 있어도 종착지가 아니기에 완벽한 정착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을 손에 쥐어도 소유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소유는 없어도 소망이 있습니다.
목적이 명확하기에 방향도 분명합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데 최근 가장 중요한 사역 과제는 지진 쓰나미 피해를 본 일본 동북지방 여러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입니다. 교우들이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구호금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먼 지방에 갔다 도쿄로 돌아올 때 일입니다.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점점 ‘도쿄다움’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죠.
‘내가 목적지에 다 왔구나’. 똑같이 우리 삶도 예수께 가까이 갈수록 이런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좀 달라졌구나’와 같은 느낌이죠. 그러면서 예배드리고 싶고 성경을 읽고 싶기도 하며 찬양도 듣고 싶어집니다. ‘내가 예수께 가까이 가는구나’로 시작되는 그 느낌 이후에는 예수님을 향한 그리움이 따라옵니다. 그분이 걸었던 땅과 그분이 하셨던 일, 그분이 보여주시려던 하나님 나라가 궁금해지면서 가치관과 시선도 변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인 로마서 12장은 그걸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마음이 변화를 받는다는 겁니다. 마음을 의미하는 ‘레브’의 어원 중 하나는 그릇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내 안의 그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그릇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내 모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욕심이 담기면 욕심쟁이가 되고 교만이 담기면 교만한 자가 됩니다. 겸손이 담기면 어진 이가 되고 선함이 담기면 좋은 사람이 됩니다.
담긴 것이 성질을 정의하기에 그릇은 어떻게 생겼는지보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겼는지가 중요합니다. 성경이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하신 말씀은 마음 그릇에 있던 다른 것들을 뒤집어 비우고 그 그릇에 예수를 담으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를 담아야 예수를 닮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것이랑 섞여 내 마음속 예수께서 다른 오물을 뒤집어쓰지 않으시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예배로 변화를 얻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사는 불을 의미하기에 산제사란 ‘산채로 불에 태우라’는 의미입니다. 왜 이렇게 끔찍한 표현을 쓰셨을까요. 그 불은 상태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본문을 명령형으로 기록합니다. “너의 하나님에게 드리라, 너의 몸을 살아있는 채로 거룩한 제사의 제물이 되게 던져 넣으라”고 말이죠. 왜 이렇게 당장이라도 우리를 불에 던질 것 같은 급하고 빠른 언어로 기록했을까요. 우리 상태를 고치려면 지금 불에 던져 넣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예배는 변화의 본질이며 변화는 예배로 가능합니다. 내 삶에서 끊임없이 예배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나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신앙의 차이가 없을 거로 생각하는 건 이상합니다. 그런 이들 사이에 신앙의 풍성함과 황폐함의 차이가 없을 거로 생각하십니까. 예배의 불에 나를 던져넣어야 내가 변화되는데 말입니다. 그게 우리에게 요청하신 영적 예배의 본질입니다.
말씀을 맺으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영적 예배’라는 단어는 ‘마땅하다’라는 뜻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예배는 마땅한 것입니다. 예배에 나와야 할 이유는 수백 가지이지만 나오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통해 예수께 가까이 가는 여러분을 주께서 따뜻하게 안아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장기원 목사(일본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는 일본 도쿄의 중심인 신주쿠에서 한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일본이 복음으로 변화되는 일에 ‘깨끗한(오차) 마중물(미즈)’이 되길 꿈꾸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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