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집착’ 신천지 꼼수… ‘이단’ 이미지 세탁용

임보혁 2024. 2.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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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교주 이만희)가 최근 유관기관으로 알려진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을 통해 '평화' 이슈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김 목사는 "이만희가 말하는 '세계 평화'의 숨겨진 의미는 신천지로의 '종교통합'"이라며 "HWPL이나 이만희가 고르바초프재단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된다면, HWPL은 전 세계에 돌아다니며 신천지 교세 확장의 발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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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단체 통해 평화일일찻집·평화교육 열 올려
가수 오디노 파치아가 지난해 9월 자신의 SNS에 한국에서 열리는 평화콘서트에 참석한다며 올린 포스터. 아래 신천지 유관기관인 HWPL 로고(빨간색 원)가 보인다. 파치아 SNS 캡처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교주 이만희)가 최근 유관기관으로 알려진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을 통해 ‘평화’ 이슈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이어지는데 이단 전문가들은 “조직에 씌워진 이단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위장된 평화”라고 지적한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소는 31일 신천지가 부산진구의 자체 종교시설에서 이날 ‘평화의 일일 찻집’ 행사를 열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단상담소를 통해 공개된 신천지 측의 초대장에는 행사 취지로 ‘평화 실천 기금 마련 행사’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초청장에는 주관 단체명 등이 자세히 드러나지 않아 신천지 유관 단체라는 걸 알아채기 힘들었다. 행사 장소도 ‘시온샘교회’로 나와 자칫 정통교회로 오인하기 쉬워 보였다.

HWPL은 또 최근 ‘평화교육’이란 제목의 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만물의 이치와 함께 평화의 답으로 평화를 이룬 실례가 담겼다’ ‘평화 시민의 자격을 갖추도록 자질을 함양시켜준다’ ‘필리핀 시립도서관과 평화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교주 이만희가 내세우는 이단 교리가 담겼다고 본다.

전방위에 걸쳐 평화를 내세우는 HWPL의 포교전략은 해외에서 더 심각하다. 미주바이블백신센터장 에스라 김 목사는 최근 HWPL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되고자 고르바초프재단에 접근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천지 내부 제보를 인용해 이만희가 이를 위해 신도들을 다그치고 있다고도 했다.

국제 비영리·비정부 단체인 고르바초프재단은 199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하일 고르바초프(1931~2022) 전 소련 대통령이 그 이듬해 설립했다. 김 목사는 HWPL이 아르헨티나 가수 오디노 파치아를 통해 고르바초프재단 유관단체로 알려진 이탈리아고르바초프재단협회와 접촉한 것으로 본다. 오디노 파치아는 지난해 이탈리아고르바초프재단협회로부터 노벨평화상 공식 후보로 추천됐다. 오디노 파치아는 또 같은 해 9월 HWPL의 초청을 받아 경기도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등 HWPL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유독 평화에 집착하는 이유로 이미지 쇄신, 세계 포교 기반 마련을 꼽는다.

김 목사는 “이만희가 말하는 ‘세계 평화’의 숨겨진 의미는 신천지로의 ‘종교통합’”이라며 “HWPL이나 이만희가 고르바초프재단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된다면, HWPL은 전 세계에 돌아다니며 신천지 교세 확장의 발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블백신센터장 양형주 목사도 “후보 등재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이미지 쇄신 효과와 더불어 탄탄한 세계포교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각종 평화행사를 통해 요한계시록 성취가 신천지에서 일어난다는 거짓 환상을 신도들에게 심어줘 최근 흩어지는 신천지 내부의 결속도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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