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돈 버는 시대…깜짝 실적에 MS 웃는데 구글은 울상?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희비가 엇갈렸다. AI 수익화에 한발 다가선 MS와 달리 구글은 캐시카우인 광고 수입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AI가 빅테크의 성장을 이끄는 ‘돈 버는 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MS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0억2000만 달러(약 82조796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611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18억7000만 달러(29조196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이날 실적을 공개했다. 알파벳은 지난 4분기 매출 868억1000만 달러(약 115조8826억원), 순이익은 206억8700만 달러(27조7630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50% 늘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가 두 기업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애저’ 퍼블릭 클라우드·윈도 서버·깃허브 등을 포함하는 MS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58억8000만 달러(34조565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 중 애저의 매출이 30% 늘며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 애저에서 오픈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라우드 수요는 AI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도 91억9000만 달러(약 12조27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시장의 예상 전망치(89억4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에 이어 시장 3위인 구글 클라우드는 내내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다.
두 회사가 클라우드 부문에서 나란히 좋은 성과를 냈지만, 실적을 뜯어보면 차이가 있다. MS는 AI 수익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AI로 돈은 어떻게 벌 거냐는 의구심이 그간 있었는데, MS가 이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MS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애저 매출 성장 부분 중 6%포인트는 AI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에 밝힌 애저 매출에 대한 AI 기여 비율의 두배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대규모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반면 알파벳은 주요 매출원인 광고 부문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광고 매출은 652억2000만 달러(87조1143억원)로 시장 예상치(659억4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사업의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주 매출원인 광고 부문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2022년부터 맞춤형 광고 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가 시작되면서 ‘광고 제왕’ 구글의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에블린 미첼 울프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AI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캐시카우가 흔들리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MS는 올해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MS 주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까지 뉴욕증시에서 사상 최고치인 409.72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8% 하락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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