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장군처럼, LIV 골프 점령 나선 존 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떠난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존 람(30·스페인)이 로마 시대 장군처럼 LIV 골프 무대에 입성했다. 과거 로마제국 육군부대의 명칭에서 따온 ‘레기온 13(LEGION XⅢ)’이란 소속팀을 이끌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LIV 골프는 3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메이저대회 2회 우승자인 람이 레기온 13의 주장을 맡았다. 레기온 13은 3일 멕시코 마야코바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개막전을 통해 베일을 벗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LIV 골프가 내놓은 홍보 포스터에는 레기온 13의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 람의 얼굴이 담겼다.
람은 지난해까지 PGA 투어에서 활약한 특급 스타였다. 2016년 데뷔해 개인 통산 11승을 거뒀다. 신장 1m88㎝, 체중 100㎏의 건장한 체구를 활용한 장타를 앞세워 매년 승수를 올렸다. 특히 2021년 US오픈과 2023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2관왕이 됐고, 지난 시즌에는 4승을 휩쓸면서 전성기를 달렸다.
한때 52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지킨 바 있는 람은 지난달 LIV 골프로 전격 이적해 전 세계 골프팬들을 놀라게 했다. 최대 계약금 추정치는 무려 6억달러(약 7896억원)에 이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PGA 투어를 지키는 대표적 인물이었던 람은 “모든 결정에는 찬반이 있겠지만,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믿는다. 여론의 부정적 반응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LIV 골프는 PGA 투어와 달리 소속팀 제도로 운영된다. 개인전 경기를 진행하면서 단체전 성적도 따로 합산한다. 람은 티럴 해턴(33·잉글랜드), 케일럽 수랏(20·미국), 키어런 빈센트(27·짐바브웨)와 레기온 13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레기온 13은 과거 로마제국의 육군부대 명칭에서 따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장군이 쿠테타를 위해 루비콘강을 건널 당시 선봉에 선 무대가 바로 레기온 13 게미나였다. 13이란 숫자는 람이 이끄는 팀이 LIV 골프에서 13번째로 창단했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람은 “우리가 함께 만든 팀과 브랜드가 매우 자랑스럽다. 새 브랜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선수들과 함께 골프 전쟁에 나서고 싶어졌다.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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