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해진 LG 김현수 “어깨 힘 들어가면 꼴찌 돼”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해냈다.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인 LG가 오랜 한을 풀자 축제의 여운이 연말까지 이어졌다. 고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남긴 우승 유품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새 시즌을 앞두고 LG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35)가 가장 경계하는 건 우승을 이룬 선수단의 방심과 자만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스프링캠프 출국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승했다는 만족감보다 걱정이 더 크다.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더 강해져야 정상을 사수할 수 있다. (우승했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꼴찌로 내려간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어느덧 LG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 출신으로 역대 최연소 타격왕(2008년)을 거쳐 국가대표급 타자로 성장했지만, 어느덧 LG의 줄무늬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간판 선수로 거듭났다. LG 라커룸의 중심을 잡고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잔소리꾼’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고, 강해질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기간에 후배들과 얘기해보고 싶다”며 “아마 후배들에게 ‘훈련 열심히 하라’는 말을 계속 하게 될 것 같다”고 예고했다.
팀보다 먼저 자신이 강해져야 한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0.293, 출루율 0.364, 장타율 0.383, 홈런 6개, 88타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김현수’라는 이름값과 그 자신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에게 올 시즌 타율 0.330을 새 목표로 제안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개인 성적이 아쉬웠는데, 팀이 우승해서 묻힌 것 같다. 그만큼 비시즌에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공을 더 정확하게 치고 더 멀리 보내서 지난해 아쉬웠던 장타력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현수는 눈에 띄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팀 동료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비시즌에 늘 체중 조절은 해왔지만, 이번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살을 빼려고 노력했다. 평소 입던 옷이 다 헐렁해졌다”며 “단 음식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채식 위주 식단을 잘 지켰다. 올해는 시즌 중에도 체중을 잘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대 0’ 월드컵 꼴찌의 우승…트랜스젠더가 만든 기적 실화 | 중앙일보
- 결국 '있는 사람'이 결혼했다…신혼 42%가 연봉 7000만원 | 중앙일보
- 50대가 20대 피부 돌아갔다, 마침내 밝혀진 ‘노화의 비밀’ | 중앙일보
- "이게 마지막 인터뷰 될걸세" 주역 대가 김석진 옹의 마지막 | 중앙일보
- “박정희 경호 보니, 이거 참…” 日재계 거물이 본 섬뜩 장면 (69) | 중앙일보
- 험지 가거나 출마 접거나…그 정치인들의 묘한 공통점 | 중앙일보
- 물이 생겼다 없어졌다, 신비한 한강발원지…'용' 품은 명소 8곳 | 중앙일보
- 호흡기로 전염되는 이 병, 유럽서 45배 증폭…국내 들어왔다 | 중앙일보
- "지지율 90%" 연임 확실…'43세 독재자' 이 작전 통했다 | 중앙일보
- 특수교사 고소한 주호민 “그간의 일 들려드리겠다” 방송 예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