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바지를 입은 여자? 메리 에드워즈 워커의 이야기
최초로 바지를 입은 여자. 메리 에드워즈 워커는 외과 의사다. 동료 의사와 결혼한 그는 남편에게 복종한다는 결혼 서약을 거부했으며,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성을 썼다. 메리는 훌륭한 의사였지만 사람들은 여성 의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군의관을 자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벽에 부딪혔다. 여자는 군의관에 지원할 수 없었고, 오직 간호사만을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무급으로 험지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각고의 노력 끝에 메리는 미 육군에서 최초의 여성 외과 의사가 됐고, 최전선을 넘나들며 군인과 민간인을 치료했다. 두꺼운 페티코트와 조이는 코르셋 대신 편한 바지를 입은 채. 메리는 드레스가 아닌 재킷과 팬츠가 더 활동적이고 위생적이라 여겼기에 평생 ‘남성복’만을 입었다. 추측건대 실리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늘 근사한 페도라를 쓰는 것을 잊지 않았으니까. 전쟁이 끝난 후 메리는 미국의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을 여성 최초로(그리고 현재까지도 유일하게) 받았으며, 복장 개혁을 주도했다. 메리는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뉴올리언스에서 체포되자 이렇게 말했다.
“전 남자 옷을 입은 게 아닙니다. 제 옷을 입은 거죠.” 그는 남은 생을 바쳐 여성 참정권을 위해 싸웠고, 말년에는 기존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체포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집을 개방하기도 했다. 메리는 1920년 미 헌법 개정안이 통과돼 여성 투표권이 보장받기 1년 전 눈을 감았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 첫 번째로 바지를 입은 메리 덕에 여자가 바지를 입고 남자도 치마를 입는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해내지 못한 수많은 ‘첫 번째’가 있다. 첫 번째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관습에 저항하고 경계를 넘어설 것. Fun Fearless Female, 〈코스모폴리탄〉이 던지는 첫 번째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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