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파크골프장 운영권 갈등 … 창원시 “불법 그만, 이양해야” vs 파크골프협회 “정당한 권한”
경남 창원시 대산파크골프장의 운영권을 두고 창원시와 창원파크골프협회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창원파크골프협회는 31일 창원시청 정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창원시가 공기업 적자를 메꾸기 위해 노인들의 생활체육시설인 파크골프장을 창원시설공단의 수익 사업으로 바꾸려 한다”며 “지난 18년 동안 협회가 관리한 파크골프장 운영권을 절대 넘길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창원시는 하천법 등을 내세우며 협회가 불법 운영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정당하게 운영했다”며 “시설 공사를 막은 적도 없고 지난 18년간 오직 협회 회원과 시민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희생과 노력, 봉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창원시는 지난해 6월 환경영향평가와 9월 하천 점유 허가를 받은 후 일방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협회가 가진 운영권을 창원시설공단으로 옮기려 한다”며 “그간 회원 수도 8000여명으로 늘리고 골프장 108홀 중 90홀도 우리 성금으로 만들었으니 운영 권한은 협회에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경찰 추산 1500여명의 협회 회원은 ▲운영권 일방적 이양 반대 ▲골프장 운영권 이관 시 향후 5년간 협회 회원 무상 이용 ▲실무협상단 구성 등을 요구했다.
창원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서울 모 방송사가 기획 취재한 프로그램에서 창원파크골프협회장이 대산파크골프장 90홀 불법 조성에 대해 위법인 줄 알면서도 조성한 것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대산파크골프장에 대한 관리 운영권이 현행법에서 허용되지 않아 지난해 11월 상실됐는데도 무단 점거 및 불법 운영행위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시는 “대산파크골프장 문제 해결과 조기 정상화를 위해 협회에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으나 협회장을 비롯한 간부 등은 창원시의 행정지도를 일절 거부하고 일반회원에게 상세한 설명 없이 선동해 집회 시위를 여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8000여명에 이르는 협회 회원들에게 창원시가 대산파크골프장 운영권을 창원레포츠파크에 줘서 사용료 수익으로 330억원의 적자를 메우려 한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시를 비방하는 등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대산파크골프장 무단 점거, 운영 등 불법행위를 주동하는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에 대한 징계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10개 클럽과 8400여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창원시파크골프협회는 2019년 9월부터 창원시 의창구 동읍 대산면의 대산파크골프장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협회는 앞서 창원시의회 등으로부터 골프장 회비 불법 수령, 골프장 불법 확장, 하천관리청 허가 부재 등을 지적받았다.
시에 따르면 위탁 협약에는 창원시민이라면 누구나 해당 골프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협회는 회원들에게 매월 입회비 10여만원을 받고 시설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비를 받으며 회원 위주로 이용하게 됐고 일반 시민은 이용이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창원시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낙동강환경유역청으로부터 국유지 점유 허가를 받아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했으나 협회가 이용자 증가 등을 이유로 2022년부터 90홀을 허가 없이 자체 확장해 최근까지 108홀 규모로 운영했다.
파크골프장이 있는 대산면 낙동강변은 국유지 하천이라 하천법 33조 5항에 따라 점유 허가를 받은 지방자치단체가 하천관리청의 승인을 받아야만 민간에 임대할 수 있으나 2019년 협약 당시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이에 낙동강환경유역청이 2022년부터 창원시에 원상복구 공문을 재차 보냈고 창원시는 낙동강유역청으로부터 골프장 내 불법적 부분을 법에 맞게 바꾸는 양성화를 조건으로 하천점용 허가를 받았다.
현재 창원시가 골프장 양성화를 위해 시설 정비공사를 추진했으나 협회가 골프장 운영권을 요구하며 시설을 무단 점검하며 사실상 중단됐다.
골프장 시설 정비가 이행되지 않자 낙동강유역청 측에선 조건부 하천점용 허가 취소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시는 협약 위반을 이유로 협회에 위·수탁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오는 2월 중 협회장 명의로 국유재산 무단 점유 관련 변상금을 부과하고 상황에 따라 법적 대응을 벌일 계획이다.
강창열 체육진흥과장은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산파크골프장 정상화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탈모보다 더 싫다"…돌싱남녀가 실망한다는 외모 1위는? - 아시아경제
- 인도서 소녀 비명 소리에…원숭이들이 성폭행 시도 남성 공격 - 아시아경제
- 길건 "성 상납 안해? 이거라도 해" 전대표 만행 폭로 - 아시아경제
- "얼마나 맛있길래" 2주만에 240만개 팔렸다…빵집으로 변신한 日편의점 - 아시아경제
- "걸리면 치명률 52%"…코로나 다음 '팬데믹' 정체 - 아시아경제
- "명절에 시댁서 일하고 220만원 받은 아내, 과하지 않나요?" - 아시아경제
- "월 1000만원 드려야 할 듯" 아무나 못한다는 울릉도 쿠팡맨 월수입은 - 아시아경제
- "올해 가을 없다, 폭염 끝나면 한파"…무서운 전망 경고한 교수[뉴스 속 숫자] - 아시아경제
- "생김새도 냄새도 다 역겨워"…한국 다녀간 칸예 아내, 때아닌 고통호소 - 아시아경제
- "아무도 안죽었잖아"…초유의 성폭행사건에 프랑스 시장이 한 말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