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외부인사' 유력…권영수 vs OB

박영국 2024. 1. 3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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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사 1명 남기고 모두 탈락…外風 의식한 듯
LG맨 권영수, SK맨 김동섭, 현대맨 우유철…'순수 외부인' 3인방
'최정우 라이벌' 장인화, '전략통' 전중선 등 OB도 포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6명의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데일리안 DB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가 내부 인사 1명과 외부 인사 5명 등 6명으로 압축됐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주력 계열사 CEO들이 모두 탈락하면서 최종 후보에는 외부 인사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외부 후보 중 일찌감치 하마평에 올랐던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 인사이면서도 과거 포스코에 몸담았던 OB(전직 임원)들이 포스코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31일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8차 회의를 열고 파이널리스트 6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 확정된 파이널리스트에는 권영수 전 부회장을 비롯,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함됐다.

내부 후보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원구원 원장만 남아…外風 영항?

앞서 후추위가 지난 24일 공개한 회장 후보 ‘숏리스트’ 12명에는 내부 후보 5명이 포함됐지만, 이번 파이널리스트에는 김지용 원장 한 명만 남았다.

해외 호화출장 논란으로 전현직 이사들이 두 차례나 고발당하는 등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현직 CEO인 최정우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를 경우 외풍(外風)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결국 내부 후보 대거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지용 원장은 캐나다 호화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고발당했지만, 사내이사에 포함되기 이전 이뤄진 2019년 중국 출장 관련 고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내부 후보군 중에서는 최정우 회장과 연결 고리가 약한 축에 속한다.

LG맨 권영수, SK맨 김동섭, 현대맨 우유철 등 '순수 외부인'이 절반

외부 후보군 중 ‘완전한 외부인’은 권영수 전 부회장과 김동섭 사장, 우유철 전 부회장 등 3명이다. 각각 LG맨, SK맨, 현대맨 등 4대그룹 출신 인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권 전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상황에서 배터리 제조사 CEO 출신이라는 이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와는 인연이 없지만 업종 전환에 대한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으로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다. LG그룹에서 ‘재무통’으로 불려왔던 만큼 지주회사 체제가 된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데 적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LG전자에서 재경부문장까지 오른 권 전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CEO,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CEO, LG에너지솔루션 CEO 등 다양한 업종 계열사들을 이끌었다. 지주회사인 ㈜LG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구광모 회장 취임 초기의 LG그룹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역할도 맡았었다.

김동섭 사장은 SK에너지와 SK이노베이션 기술원 원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다 2021년부터 한국석유공사 사장에 올랐다. 주로 정유‧에너지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인물이라 이번 파이널리스트 포함이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우유철 전 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맨’이었던 인물로, 현대로템에 몸담으며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필했다. 이후 현대차그룹 내 현대제철에서 커리어를 쌓아 오다 일관제철소 가동과 함께 포스코와 견줄 만한 철강회사로 도약하던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제철을 이끌어온, 현대제철의 역사와도 같은 인물이다.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워낙 현대제철 색깔이 강해 포스코 내부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정우 회장과 막판 경합하던 장인화 전 사장 '재도전'

나머지 외부 후보 2명은 전직 포스코 임원이다. 장인화 전 사장은 포스코에서 기술투자본부장과 철강생산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았었다. 외부 인사라고는 하지만 조직 내 반발이 크지 않을 인물이다.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당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며 ‘정통 철강맨’과 ‘재무통’간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외풍’에서도 자유로울 것이라는 평가다.

전중선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지주회사제 개편 이후 지난해까지 포스코홀딩스에서 경영전략팀장과 대표이사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그룹 경영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내부 후보군을 고집하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최정우 회장과 인연이 깊지 않은 전직 임원이나 아예 외부 인사들 중 최종 후보가 나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이들 후보자를 대상으로 2월 7일~8일 양일에 걸쳐 심층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해 공개하고, 회장 후보 선임안을 3월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후추위는 이날 6명의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중점을 뒀던 주요 기준에 대해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며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글로벌 사업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쌓여 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재점검과 미래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후추위는 이어 “이러한 상황 인식 속에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 특히 우수한 분들을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포스코 그룹 수장에 가장 적합한 한 명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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