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 결승포' 일본, 바레인 3-1 완파…이란-시리아전 승자와 8강전 [현장 리뷰]

권동환 기자 2024. 1. 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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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결승포 등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일본 축구대표팀이 바레인을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일본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맞대결에서 도안 리쓰, 구보, 우에다 아야세가 각각 한 골씩 넣어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3만1832명이 관중석을 채운 가운데 일본은 라이벌 대한민국이 조별리그에서 상대했던 바레인과 격돌했다. 한국은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때 황인범의 선제골과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일본은 한국과 동일한 스코어로 바레인을 제압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오는 2월 3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시리아가 펼치는 16강전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4-3-2-1 전형을 내세웠다. 스즈키 자이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나카야마 유타, 도마야스 다케히로, 이타쿠라 고, 마이쿠마 세이야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하타테 레오, 엔도 와타루, 구보 다케후사가 지켰고, 2선에 나카무라 게이토와 도안 리쓰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 우에다 아야세가 이름을 올렸다.

후안 안토니오 피찌 감독이 지휘하는 바레인은 4-3-3으로 맞섰다. 에브라힘 루트팔라가 골문을 지켰고, 하자 알리, 왈리드 알하얌, 사예드 마흐디 바케르, 모하메드 아델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은 야심 알셰이크, 모하메드 알하르단, 카밀 알아스와드가 맡고, 최전방에서 모하메드 마훈, 압둘라 유수프, 알리 마단이 일본 골문을 노렸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서 활약 중인 미토마 가오루는 최근 발목 부상에서 돌아와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받았으나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또 경기를 앞두고 이토 준야가 돌연 성범죄로 고소를 당해 큰 화제가 됐다. 이토는 스타드 드 랭스 소속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이강인(PSG)과 함께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이다.

일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토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 A매치가 끝난 후 오사카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이토가 자신들을 술에 취하게 만든 후 호텔로 데려갔으며, 이때 어떠한 동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들은 이후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토는 양 측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끝내 합의점을 차지 못하자 그녀들은 이토를 정식으로 형사 고소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토는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기에 사건의 여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모리야스 감독은 논란의 중심에 선 이토를 이날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토는 지난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기에, 16강 바레인전도 선발 출전이 유력해 보였으나 경기 직전 성범죄로 인해 고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10분 일본은 선제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코너킥 상황에서 구보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우에다가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다. 수비수들을 따돌리면서 프리 헤더가 됐기에 우에다의 헤더 슈팅은 그대로 골대 쪽으로 날아갔지만, 바레인 수문장 루트팔라가 위로 쳐내면서 막아냈다.

전반 11분에 바레인이 한 차례 일본을 위협했다. 바레인 윙어 마단이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했고, 공이 최전방에 있던 유수프한테 향했다. 이후 유수프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긴 했지만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자이온 골키퍼 발에 막혀 일본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 29분엔 마단이 좋은 슈팅을 한 차례 선보이며 경기 초반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박스 인근까지 접근한 마단은 왼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노렸는데, 스즈키 골키퍼가 안정적으로 잡아내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31분 일본이 팽팽한 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 주인공은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활약 중인 도안이었다.

선제골의 시발점은 라이트백 마이쿠마 발끝에서 나왔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마이쿠마는 과감히 먼 거리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골문 앞에 있던 도안에게 향했다. 도안은 별다른 어려움 없어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조별리그 3차전 인도네시아전 때 도움 1개를 기록하며 3-1 승리에 일조했던 도안은 이날 선제골을 터트리며 대회 첫 골이자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일본은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36분 부상자가 발생해 구상에 없던 교체 카드 한 장을 사용했다. 하타테가 돌연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오른쪽 종아리를 만졌고, 결국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는 게 어려워 모리타 히데마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이후 양 팀은 소강 상태에 접어 들면서 별다른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추가 시간도 3분 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양 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전반전은 일본이 1-0 앞선 채로 마무리됐다. 전반 45분 동안 일본은 경기를 주도하며 볼 점유율 61%, 슈팅 숫자 7 대 2를 기록해 바레인전 승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일본은 계속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구보의 프리킥을 센터백 이타쿠라가 머리에 맞췄지만 헤더 슈팅이 골대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4분 일본이 다시 한번 바레인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구보가 우에다와 2 대 1 패스를 주고 받으며 박스 안으로 들어왔고, 왼발 슈팅을 골대 구석에 꽂아 넣었다. 이때 부심이 깃발을 들어 구보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돼 오프사이드 상황을 다시 확인했다. 부심은 우에다가 패스한 순간 구보가 바레인 수비진보다 앞서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VAR로 확인한 결과 구보에게 향한 건 우에다의 패스가 아니라 바레인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었다.

직접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 온필드 리뷰를 진행한 심판은 명백히 공이 바레인 선수 발에 터치가 된 후 구보 앞으로 향했다는 걸 확인한 뒤, 오프사이드를 취소하고 일본의 추가골로 판정을 정정했다.

후반 11분 우에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골로 연결시키 못해 일본 팬들을 탄식하게끔 만들었는데,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일본은 후반 17분 바레인 골망을 또 한 번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에 발목이 잡혔다. 박스 정중앙에서 우에다의 컷백 패스를 받은 모리타가 왼쪽에 있던 나카무라에게 연결했다. 나카마루가 슈팅으로 연계 플레이를 마무리 지었지만, 그 전에 우에다가 침투했을 때 위치가 앞서 있어 일본의 3번째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일본의 추가골이 오프사이드로 인해 무산된 후 후반 19분 바레인이 한 골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바레인의 만회골은 다름 아닌 우에다의 자책골이었다.

일본의 실점 상황은 코너킥 장면에서 나왔다. 바레인의 코너킥 공격 때 센터백 바케르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바케르의 헤더는 스즈키 골키퍼가 위로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는데, 위로 튀어 오른 공을 잡는 과정에서 우에다와 소통 오류가 발생했다.

스즈키와 우에다 모두 공에만 집중해 서로를 인지하지 못했고, 그 결과 스즈키가 공을 잡기 위해 뛰어 오른 순간 우에다도 함께 뛰어 오르면서 스즈키의 캐칭을 방해했다. 결국 스즈키는 공을 놓쳤고,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실점을 내줬다.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허용한 일본은 후반 22분 교체 카드 2장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구보와 나카무라가 빠지고, 미나미노 다쿠미와 미토마 가오루를 넣었다. 이로써 미토마는 16강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가졌다.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던 구보는 토너먼트에서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구보는 이날 68분을 소화하는 동안 득점 외에도 패스 성공률 82%(23/28), 기회 창출 2회, 리커버리 3회 등을 기록했다.

후반 27분 우에다는 다시 스코어를 2골 차로 벌리는 득점을 터트리면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수비수들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들어간 우에다는 과감히 골키퍼 다리 사이를 노린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바레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후반 31분 도안이 박스 안 드리블 돌파에 성공한 뒤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으나, 루트팔라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냈다. 이때 공이 루트팔라 다리 맞고 골대 쪽으로 향해 자책골이 될 수 있었으나, 골대 밖으로 나가 일본의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후반 34분 일본은 다시 한번 교체 카드 2장을 추가로 사용했다. 이날 득점을 올린 도안과 우에다를 모두 불러 들이고, 아사노 다쿠미와 마치다 고키를 그라운드에 넣었다.

후반 40분 일본은 한 골 더 달아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교체로 들어온 미토마가 가벼운 몸놀림으로 돌파에 성공한 뒤 중앙에 있던 아사노한테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아사노가 제대로 터치를 가져가지 못하면서 공 소유권을 내줬다.

후반전 정규 시간이 모두 흘렀고, 추가시간은 총 10분 주어졌다. 추가시간 때 나카야마가 전방으로 쇄도하는 아사노 앞으로 완벽한 침투 패스를 넣었지만, 아사노 슈팅을 루트팔라 골키퍼가 선방해 내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 역습 때 미나미노의 크로스를 미토마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려고 했으나 헛발질을 하면서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3-1 일본의 승리로 끝나 일본 축구대표팀이 8강행 티켓을 거머 쥐었다. 일본의 8강전은 오는 2월 3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데, 이란과 시리아 간의 16강 맞대결 중 승자와 맞붙는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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