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출이자 지원...2금융권 고금리 대출자는 지원 못 받아

조선혜 2024. 1. 3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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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자 부담 경감 방안 발표...은행 대출자 평균 73만원 돌려받을 듯

[조선혜 기자]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2021.4.29
ⓒ 연합뉴스
 
시중은행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187만명의 소상공인들이 평균 약 73만원 수준의 대출 이자액을 돌려받는다. 농협 등 중소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소상공인 40만명도 평균 75만원을 환급받는다. 다만, 중소금융권에서 7% 이상의 이자율로 대출받은 소상공인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31일 금융위원회는 '정부·금융권, 소상공인 금리 부담 경감 3종 세트 본격 시행'을 발표하고, 소상공인 대상 '이자 환급'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확대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은행권은 개인사업자대출 이용 소상공인(부동산 임대업 제외)을 대상으로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 대출자가 1년치 낸 이자의 일부를 환급한다. 은행들은 지난해 중 대출 이자를 낸 187만명에게 모두 1조3600억원 지급할 예정이다. 1인당 환급액은 평균 73만원이다. 

환급 기준은 금리 4% 초과분의 90%, 대출잔액 최대 2억원, 대출자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다. 

지난해 말까지 이자를 낸 기간이 1년 이상인 대출자는 다음달 환급 예정액 전액을 돌려받게 된다. 1년 미만인 대출자의 경우에는 지난해 납부한 이자분에 대해 다음달 환급받고, 올해 납부하는 이자분에 대해서는 최대 1년까지 분기별로 환급받는다. 

은행권 이자 환급, 별도 신청 절차 없어

별도의 신청 절차는 없다. 각 은행들이 문자메시지나 앱 알림 등을 통해 대출자별 이자 환급 규모와 일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는 "은행들이 환급액을 산정해 알려드리고, 당행 입출금계좌로 입금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추가 대출을 권유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다음달 최초 환급액 1조3600억원과 올해 분기별 환급 예정액 1400억원 등 모두 1조5000억원의 이자를 소상공인에 환급한다. 이에 더해 은행권은 서민 등 취약계층을 위해 6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지원 방안은 오는 3월 말 확정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하나·신한·우리·기업·농협은행 등 6개 은행은 2000억~3000억원대 금액을 분담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500억원대 이하로 분담한다. 

농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카드회사, 캐피탈 등 중소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소상공인들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중소금융권에서 '5% 이상 7% 미만' 금리의 사업자대출을 보유했던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이 대상이다. 부동산 임대업 등 일부 업종은 제외한다. 총 수혜 대상은 약 40만명으로 추산됐다. 

1인당 이자 지원이 가능한 대출액 기준은 최대 1억원이며, 1인당 환급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50만원이다. 

중소금융권 내 환급 기준 초과 중복 수혜는 불가능

다만, 중소금융권 대출자는 별도의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은행권 지원과 달리 해당 프로그램에는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데, 예산을 받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각 금융회사를 통해 지원하기 위해선 대출자의 정보 제공 동의가 필요해서다. 현재 전산시스템 구축 중으로, 세부 신청 절차는 오는 3월 초 공개한다. 

해당 대출자가 신청하면, 환급 이자액은 매분기 말일 지급한다. 매분기 말일 기준으로 1년 이상 이자를 낸 대출자는 1년치 금액을 한번에 받을 수 있고, 1년 미만 대출자는 1년치 이자를 납입한 뒤 다가오는 분기 말일에 환급 이자액을 수령할 수 있다. 

정부는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확정한 예산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때문에 중소금융권 대출자는 중소금융권 내에서는 중복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중소금융권 내 여러 금융회사에 대출이 분산돼 있는 경우라면 합산 대출액 1억원 기준까지는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중소금융권 이자 환급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은 은행권 프로그램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은행권 이자 환급은 재정 사업이 아닌 민간 지원 사업이라서다. 

중소금융권 고금리 대출자는 지원 못 받는다

은행권 내 이자 환급 지원은 중복 수혜가 가능하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은행권 내에선 여러 곳에서 환급 기준을 초과해 받을 수 있다"며 "은행 스스로 지원하는 것인데, 그동안 대출을 취급하면서 받은 이자 일부를 환급하는 것이어서 중복 지원을 막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도 확대 개편한다. 대환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대출의 최초 취급 시점 요건을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을 유지했던 지난해 5월31일까지로 확대한다. 개편 사항은 은행권의 신용보증기금 출연 등을 거쳐 올해 1분기(1~3월) 중 시행한다.

이번 이자 환급 지원 방안과 관련해 '고소득자에 혜택이 쏠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부는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은행권 지원의 경우 비교적 낮은 금리인 4% 초과분부터 수혜 대상이 되며, 중소금융권의 경우에도 '5% 이상 7% 미만' 금리 구간에 해당하는 대출자가 지원 대상이다. 

신 국장은 "지원 대상을 '고소득자'가 아닌 '과채무자'로 봐야 한다"며 "이자 부담이 큰 분들에게 환급 해주는 것이어서, 고소득자 기준을 전혀 고려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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